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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폐지운동과 기후 직접행동

기후위기를 단순한 정책 선택의 문제가 아닌 도덕적 선악의 문제로 보면서 탄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기후변화를 인권의 문제로 보는 관점을 논리적으로 끝까지 밀고 나가면 결국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것이 도덕적으로 정당한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단순한 정책적 선택의 차원이 아닌 원칙적 규범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 온실가스 감축을 과거의 노예제 폐지 운동처럼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불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다음 내용은 에릭 바인호커가 주창하는 탄소폐지운동을 요약한 것이다. 인류는 현재 두 가지 변곡점을 맞고 있다. 기후위기와 대멸종으로 생태계가 파국을 맞을 변곡점, 그리고 기후행동이 진정한 전 세계 사회변혁운동으로 승화될 변곡점, 이..

실존적 리스크와 경합 중인 두 가지 대안

'파국적', '재앙적' 등의 표현으로도 부족해서 이제 기후위기는 인류의 생존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실존적' 위협으로 묘사된다. '실존적 리스크'가 정확히 무슨 뜻인가? 이 주제를 오랫동안 천착해온 옥스퍼드대학의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실존적 리스크는 지구에서 기원한 지성적 생명체의 때아닌 멸종을 위협하거나, 그 생명체의 바람직한 미래 발전을 위한 잠재성을 영구적이고 급격하게 파멸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말한다. (...) 이 문제를 연구한 대다수 학자들은 21세기에 완전히 실존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확률을 10~20퍼센트 정도로 추산한다." 실존적 리스크가 이번 세기 내로 인류가 다 없어질 수 있는 위험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보스트롬도 지적하듯이 이른바 '정상..

'2050년에서 보내온 경고'와 "당신은 이렇게 느끼시나요?"

저는 2019년 2월에 태어난 올해 31살의 직장인입니다. 오늘은 2050년 8월 1일 오후 2시, 서울 도심 온도가 섭씨 43도까지 올랐습니다. 게다가 사흘 연이어 찌는 듯한 폭염입니다. 오존경보는 이제 일상화가 됐습니다. (...) 매년 여름철이면 주변 고령의 어르신들 부고가 많이 들어옵니다. 물론, 살인적 더위 때문입니다. 더 심각한 것은 앞으로도 해가 갈수록 더 더워질 거라는 겁니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이미 돌이킬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버렸습니다(국회미래연구원). 기후활동가 조 더건은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라는 편지를 보냈다. 많은 과학자들이 답장을 보내왔다. 더건은 편지들을 한자리에 모아 "당신은 이렇게 느끼시나요?"라는 사이트를 열었다. 몇 ..

<인권경영, 세상을 바꾸는 패러다임> 요약

2021년 8월, '세계적인 석유 에너지 기업 로열더치셸(셸)이 1970년 나이지리아 기름 유출 사건의 책임을 지고 주민 피해를 보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셸이 나이지리아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9천500만 유로(약 1천298억 원)를 지급하기로 하면서 1991년부터 지속된 법정 다툼은 주민 승리로 막을 내리게 됐다고 AFP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장면 또 하나, '2018년 11월,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와 관련해 삼성전자와 피해자들, 시민단체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의 조정이 최종 타결됐다. (중략) 삼성 백혈병 조정위의 권고를 삼성이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2018년 7월 밝혔고... 당시 검찰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을 수사하고, 법원에서는 이재용 삼성전..

인권경영의 핵심 정리

여기서는 '인권경영'의 개념과 비전, 어려움과 극복 방향, 정부와 시민의 역할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인권경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인권경영이 피할 수 없는 흐름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인권경영이란 무엇인가? 인권경영은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원칙'을 실천하는 활동이다. 인권경영의 메시지를 한마디로 한다면 '남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것이다. 인권경영은 말한다. "기업아, 예전과 다름없이 자유롭게 영리 활동을 하되, 너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인권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라!" 그것은 뭔가를 '하지 말라'라는 소극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권경영은 사회를 위해 '기부나 선행을 하라'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가능경영에 '투자하라'라는 ESG와 다르다. 인권경영은 기업에게 인권..

도시 속 식물의 살아가기 2023

벵갈고무나무(banyan) 뽕나뭇과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활엽 교목. 원산지는 인도이며 서식지는 아시아 열대지역이다. 키는 30미터 정도 자라며 무한정 옆으로 퍼진다. 잎은 달걀 모양으로 딱딱하며, 꽃과 열매는 무화과와 비슷하고 크기가 작다. 줄기는 회백색이다. 가지에서 나온 공기뿌리가 아래로 늘어지다가 땅에 닿아 뿌리를 박게 되면 새로운 줄기가 된다. 뿌리와 줄기가 엉키기 때문에 한 그루의 나무가 매우 빽빽한 수풀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수지로 바니시를 만들 수 있다.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이다.(다음백과_요약). 거실 창가에 벵갈고무나무가 있다. 이 벵갈고무나무를 구입한 지는 2년이 넘었다. 한창 공기정화식물이 유행이었던 때라 몇 가지 공기정화식물을 골라 봤었는데, 연한 녹색의 달걀모양 잎사귀가 마음..

조각글쓰기 2023.08.28

'삼성 백혈병 사건'의 국제인권규범에 따른 비평과 제안

2007년 삼성전자에서 일하던 중 백혈병을 얻은 황유미 씨가 사망했다. 이 죽음을 계기로 삼성전자와 관련한 직업병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단체인 반올림이 결성됐다. 반올림은 삼성전자에서 발생한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재해 신청, 법률 소송, 노숙 투쟁, 조정 및 중재절차 참여 등을 포함하는 치열한 투쟁을 10년 이상 이끌어 왔다. 반올림의 치열한 노력 끝에 삼성 백혈병 사건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분쟁의 주요 당사자가 중재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기로 합의했고, 그에 따른 중재판정이 2018년에 내려졌기 때문이다. 반올림 또한 2017년, 자신들의 활동 10년을 평가하고 향후 과제를 도출하면서 삼성 백혈병 사건은 종결된(될) 것임을 암시하였다. 이렇게 일견 종결된 듯이 보이는 이 사건을 '인..

독성물질 노출로부터 노동자 보호 및 인권에 관한 원칙

2019년 유엔 인권이사회는 '독성물질 노출로부터 노동자 보호 및 인권에 관한 원칙'(이하 '독성물질원칙')을 채택했다. 독성물질원칙은 독성물질에의 노출과 관련한 노동자 인권 문제를 다룬 가장 본격적인, 가장 최근의, 그리고 가장 권위 있는 국제인권규범이라고 할 만하다. 기존의 일반적 인권규범, 여러 국제노동기구의 법률 문서, 독성물질과 폐기물과 관련한 국제협정 등을 종합하여 만든 문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제정 과정에서 오랜 기간의 연구와 여러 국가와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쳤으며, 종국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의 공식 입장으로 채택된 문서이기도 하다. 1995년 경 유엔은 인권 관점에서 독성물질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2014년 특별보고관 툰칵(Baskut Tuncak)의 주도로 이 문서의 제정 작업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