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벗어나니 곧 차창 밖으로 바다가 내다보였다. "아!" 하고 감탄하면서 나는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그것은 일찍이 눈으로 직접 본 적이 한 번도 없는 거대하고 충격적인 괴물이었다. 시커먼 등 비늘을 번들거리며 새벽 미명 속에 가로누워 꿈틀거리고 있었는데 도대체 어디가 머리이고 어디가 꼬리인지 분간할 수 조차 없을 정도였다. 서서히 날이 밝아오면서 그 괴물은 차츰 형태를 자세히 드러내기 시작했고 나는 그야말로 광대무변이라는 것을 피부로 직접 실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일출이고 뭐고 우선 생전 처음 보는 바다의 모습에 매료되어 숨도 제대로 못 쉴 지경이었다. 이게 바다로구나, 이게 바다로구나, 마음 속으로 자꾸 그렇게만 되뇌고 있었다. 하늘이 서서히 붉어지고 있었다. 하늘의 빛깔에 따라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