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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식물의 살아가기 2023

밭알이 2023. 8. 28. 12:00

  벵갈고무나무(banyan)
  뽕나뭇과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활엽 교목. 원산지는 인도이며 서식지는 아시아 열대지역이다. 키는 30미터 정도 자라며 무한정 옆으로 퍼진다. 잎은 달걀 모양으로 딱딱하며, 꽃과 열매는 무화과와 비슷하고 크기가 작다. 줄기는 회백색이다. 가지에서 나온 공기뿌리가 아래로 늘어지다가 땅에 닿아 뿌리를 박게 되면 새로운 줄기가 된다. 뿌리와 줄기가 엉키기 때문에 한 그루의 나무가 매우 빽빽한 수풀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수지로 바니시를 만들 수 있다.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이다.(다음백과_요약).

  거실 창가에 벵갈고무나무가 있다.
  이 벵갈고무나무를 구입한 지는 2년이 넘었다. 한창 공기정화식물이 유행이었던 때라 몇 가지 공기정화식물을 골라 봤었는데, 연한 녹색의 달걀모양 잎사귀가 마음에 들어 사게 됐다. 한 동안 현관입구에 있다가 거실로 옮겨졌다. 처음 구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잎이 몇 개 새로 났다. 그 이후로 최근까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간간히 비료도 주고 물은 주기적으로 성실하게 주었지만 성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30센티미터가 못 되는 크기였다.
  2023년 올 해 분을 바꾸게 되며 흙갈이도 하게 됐다.
  갑자기 새 잎이 나고 줄기가 자라기 시작했다. 잎과 잎 간격이 6~7센티미터는 됨 직하다. 그렇게 몇 개의 잎이 나는 사이 벵갈고무나무의 키는 거의 1미터에 다다랐다. 올해 자기 키의 두 배가 자란 것이다. 
  그간 화원이나 사무실에서나 기타 장소에서 벵갈고무나무가 자란 모습을 지켜봤었다. 곧게 뻗은 줄기 위로 잎사귀들이 서로 다투는 듯 튀어나와 모이고 떨어지고 하며 만드는 형상이나 작은 가지가 여기저기 뻗어 나오고 거기서 잎이 비죽비죽 솟아 나온 모양은 미적으로 낸 눈길을 끌었다. 
  '이 벵갈고무나무를 그렇게 키울 수 있을까?'
  곧게 뻗은 줄기를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자라기를 기다리고 있다. 조금만 더 자라면 가지가 수평으로 뻗을 수 있게 줄기를 자를 생각이다.

  어떤 모습으로 될지 상상하며 인터넷으로 벵갈고무나무 사진들을 구경했다. 사진 속 벵갈고무나무의 줄기들의 굵기는 대개가 손목 굵기 정도였다. 거실에 있는 벵갈고무나무의 줄기는 겨우 엄지손가락 정도의 굵기였다.
  '언제 손목 굵기가 될까?'
  내가 2년 만에 이렇게 자랐으니 전문가가 키운다고 해도 손목 굵기가 되려면 10년 가까이 필요할 것이다. 
  '10년이라니!'
  처음에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원예업자들의 수고가 느껴졌다. 반면, 도시의 인조 환경과 관리의 소홀함으로 생육이 불량해지고 윤기가 탁해지고 미적 형태가 망가지면 도시 속 식물은 쓰레기가 된다. 그렇게 쓰레기가 되기에는 자란 과정이 주는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식물도 함부로 사고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
  다음에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거실의 벵갈고무나무를 8년을 더 키워야 저렇게 된단 말인가! 얼마나 강전정(거친 가지치기)을 반복해야 되는 거지?'
  답은 번식방법이었다. 벵갈고무나무의 번식방법은 삽목이었다. 1미터 남짓의 키에 잘 뻗은 가지들이 보여주는 단정함의 형태, 거기에 손목 굵기의 줄기는 자연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자연스럽게 자란 벵갈고무나무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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