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공부 51

'탈 물질주의'에 대해

산업 사회의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물질주의’라 할 수 있다. 이는 물질을 삶의 중심에 두고 물질적 성공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다. 도전, 경쟁, 성실, 절약, 절제, 겸손이 미덕이고 이를 통해 얻는 신분과 지위가 중요한 가치였지만, 이러한 획일적 가치 추구에 대한 반발 또한 많았다. 이런 이유로 당대 지식인과 예술가를 중심으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일어났고 이는 필연적으로 물질과 나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과정이었다. 역사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은 이렇게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질과 독립된 삶을 제안하는 탈물질주의는 개성, 자기표현,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윤리를 중시한다. 탈물질주의자가 탈물질주의 가치에 ..

'단백질 신화'에 대해

“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섭취하지요?”  채식주의자가 자신의 식생활 원칙을 밝혔을 때 상대방이 흔히 보이는 첫 반응이다. 이런 질문을 어찌나 많이들 하는지, 전국 채식주의자들이 늘 주고받는 우스갯소리의 하나가 됐을 정도다. ‘우스갯소리’라고 한 것은 이 물음이 육식주의의 가장 보편적이고 비현실적인 신화, 즉 고기가 단백질의 필수 원천이라는 신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 잘못된 생각을 채식주의자들은 ‘단백질 신화’라고 부른다.   단백질 부족에 대한 두려움은 특히 남자들 사이에 흔하다. (동물) 단백질이 전통적으로 근육 및 힘을 키우는 것과 연관되어 왔기 때문이다. 고기는 힘과 능력, 생식력을 나타내면서 오랜 세월 사내다움의 한 상징 노릇을 해왔다. 반대로 식물성 음식은 여성적인 것으로 여겨져 흔히 수동성과..

'폭력적 이데올로기'에 대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이데올로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렵다. 문제의 이데올로기가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감추려 들 때는 더더욱 그렇다. 육식주의 이데올로기가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한다. 이런 유형의 이데올로기를 ‘폭력적 이데올로기’라고 부르자. 문자 그대로 육체적 폭력을 중심으로 조직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시스템에서 폭력을 제거한다면-이를 테면 동물 죽이기를 멈춘다면-시스템은 사라질 것이다.   현대의 육식주의는 광범한 폭력 위에 서 있다. 식육산업이 현재의 이윤 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동물을 도축하려면 이 같은 수준의 폭력이 불가피하다. 육식주의의 폭력성이 어느 정도인고 하니, 거의 모든 사람이 그 현장을 제 눈으로 보기를 꺼리고, 목격한 사람들은 심한 충..

육식의 경고문구(가정)

동네 편의점에서 파는 담배의 포장지에는 흡연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고문이 박혀 있다. 그러나 연구들에 따르면 담배의 위험은 피우는 양이 보통 이상은 되어야 발생한다는데, 그런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성인 인구의 1%도 안 된다. 그에 비해 미국 성인의 97% 이상이 동물로 만든 식품을 먹는다. 동물성 식품의 섭취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런 위험에 대한 경고는 어디에도 없다. 이번엔 같은 편의점에 핫도그를 사러 들어갔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상상하자. 공중위생국에서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의 보고서를 두루 검토한 끝에 담배처럼 동물성 식품에도 경고문을 붙이기로 했다고. 그 경고문의 문구를 만들어 보면 아마 다음과 같은 식이 되지 않을까. 공중위생..

'육식주의'에 대해

채식주의자(vegetarian)가 뭔지는 우리 모두 잘 안다. 육류를 먹지 않는 사람이다. 건강을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동물을 먹는 일이 비윤리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고기 먹기를 중단한다. 우리 대부분은 채식주의가 개인의 윤리적 성향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그가 특정한 철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인간의 목적을 위해 동물을 죽이는 일을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신념체계에 근거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채식주의를 단순히 음식에 대한 성향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고기 먹는 일을 비윤리적이라고 믿는 사람을 채식주의자라고 한다면, 고기를 먹는 일이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채식주의자가 고..

'경제질서의 기본, 경제의 규제와 조정'에 대해

헌법 제119조 ①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 ②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이므로 빈부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며 개인 스스로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반이 맞다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경제 질서가 자본주의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말이고, 반이 틀리다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경제적 평등과 정의를 위하여 경제 질서에 개입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말..

'국민의 자유와 권리 존중, 제한'에 대해

헌법 제37조 ①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에 열거되지 아니한 이유로 경시되지 아니한다. ②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 헌법에 기본권 조항이 없더라도 기본권 또는 인권은 보장된다. 민주주의의 원리, 헌법의 이념에 기본권 보장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자로 쓰여진 성문헌법이 없더라도, 민주주의 국가 형성과 운영의 근거가 되는 원리로써 헌법은 당연히 존재하고, 주권자가 국민이란 사실을 바탕으로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헌법의 보호와 보장의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헌법은 국민의 권리 보호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수십 개의 개별 조항을 나열했다. ..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 대해

헌법 제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인간의 삶에는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섞여 있다. 어떤 인간이든 개인으로 탄생하여 존재하고 모든 인간은 사적 존재로 출발한다. 그렇지만 평범한 인간이라 하더라도 사적 존재이자 동시에 공적 존재로서 의미를 지닌다. 어떤 인간도 혼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일차적 목표는 개인의 행복이다. 절대 이타적 인간조차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면서 결국은 자신의 행복을 찾는다. 그러면서 인간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위해 기여한다. 공동체는 자신과 분리된 다른 환경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배경이다. 공동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면 개인의 행복이 더 커지고, 거기에 고무되어 개인은 다시 공동체를 위해서 노력한다. 그렇게 개인과 사회는 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