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글쓰기 22

도시 속 식물의 살아가기 2023

벵갈고무나무(banyan) 뽕나뭇과 무화과나무속에 속하는 활엽 교목. 원산지는 인도이며 서식지는 아시아 열대지역이다. 키는 30미터 정도 자라며 무한정 옆으로 퍼진다. 잎은 달걀 모양으로 딱딱하며, 꽃과 열매는 무화과와 비슷하고 크기가 작다. 줄기는 회백색이다. 가지에서 나온 공기뿌리가 아래로 늘어지다가 땅에 닿아 뿌리를 박게 되면 새로운 줄기가 된다. 뿌리와 줄기가 엉키기 때문에 한 그루의 나무가 매우 빽빽한 수풀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수지로 바니시를 만들 수 있다.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적이다.(다음백과_요약). 거실 창가에 벵갈고무나무가 있다. 이 벵갈고무나무를 구입한 지는 2년이 넘었다. 한창 공기정화식물이 유행이었던 때라 몇 가지 공기정화식물을 골라 봤었는데, 연한 녹색의 달걀모양 잎사귀가 마음..

조각글쓰기 2023.08.28

가려진 노동

한 달 전 직원식당 식단가가 대폭 인상되었다. 무려 25퍼센트의 상승이었다. 관리부서는 반찬이 한 가지 늘었으며 과일이 제공되고... 어떻게 바뀔지 간소하게 설명해 주었다. 단가 인상 첫날, 평소보다 훨씬 긴 대기줄이 변화를 느끼게 한다. 식단이 풍성해졌다. 재료도 좋아졌고, 맛깔나게 요리를 하려고 마음 쓴 티가 보였다. 어떤 날에는 식판에 음식을 담기 부족할 정도로 가짓수가 많았다. 식단에 따른 호불호가 있기는 하지만 단가 인상 폭에 비해 아쉽다는 의견도 있지만 좋아진 것은 확실하다. 이를 계기로 식당 운영업체와 얘기를 나누었는지 그래서 운영상 아쉬움이 전달되었는지 회의자리에서 추가적인 개선점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주방기기 이것저것이 망가져서 조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였다. 이용자로서 불편함이 있었..

조각글쓰기 2023.06.23

2023 성북구 주민기록단 수강 후기 3

인터뷰 시간은 5시 20분에서 더 늦추어지지 않았다. "그럼 5시 20분으로 가능한 다른 날짜는 없으실까요?" 전화 상대방은 5시 20분을 지키려는 의지가 확실했다. '어쩔 수 없이 반반차를 내야 하겠구나' '여기도 빈번한 연장근로는 어렵겠지-주민기록단 교육 시간은 저녁이었다-' 생각을 하며 시간을 정했다. 전화를 끊고 나니 약속한 날 근처에 공동연차가 있는 것이 생각이 나서 다시 전화를 걸었다. 담당자는 부재중이었고 쪽지를 남기게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인터뷰 날짜가 잡혔다. 주민기록단 교육을 처음 받으러 갔을 때 문화원 입구에 인터뷰 신청 서명지가 있었다. '원하시면 서명하시면 됩니다' 설명은 짧았다. '웬 인터뷰...' 아마도 교육을 신청하게 된 계기나 소감에 대한 인터뷰일거라는 불분명한 설명이었다..

조각글쓰기 2023.06.19

2023 성북구 주민기록단 수강 후기 2

(수강후기 1에 이어) 4주 차는 구술인터뷰의 이해 및 방법에 대한 강의였다. 구술사가 무엇인지, 구술자의 선정과 진행 방법을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모든 역사는 처음에는 구술(설화)이었는데, 19세기 역사학이 근대 학문으로 정착되면서 주관적인 구술보다 객관적인 사료를 중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역사학은 민족, 국가, 사회라는 거시적 주체나 지배자, 엘리트를 주로 다루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지역이나 '민'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개인적 경험과 기억들이 주목되기 시작했다. 대안적 역사 쓰기의 방법으로서 '구술사'가 주목받게 된 것이다. 구술이란 구술을 기록하고 수집하는 것(채록)으로 구술 자료를 가지고 쓰는 역사를 말한다. 구술 자료는 구술성(말의 특징, 같은 말도 사람마다 다르다, 다채롭다), 주..

조각글쓰기 2023.06.16

2023 성북구 주민기록단 수강 후기 1

2023 상반기 성북구 주민기록단 교육기간 4월 20일(목) ~ 6월 1일(목)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 9시 강의 일정 1주 차 4.20 [강연] 지역사의 이해 및 마을기록의 의미 (오진아, 성북문화원 마을아카이브팀 연구원) 2주 차 4.27 [강연]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진 촬영법 (박충곤, 한국사진작가협회 제29대 교육전문위원) 3주 차 5.4 [강연] 사진 촬영 방법론 심화 4주 차 5.11 [강연] 구술인터뷰의 이해 및 구술인터뷰 방법론 (오제연,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 5주 차 5.18 [실습] 인터뷰 연습하기 6주 차 5.25 [강연] 구술자료의 정리, 보고서 작성 7주 차 6.1 [발표, 토론] 활동보고서 발표 및 피드백, 수료식 4월 15일 토요일 오후 11시를 넘어 다음 날로..

조각글쓰기 2023.06.12

습관 유감

오늘도 손가락이 끌려갔다. 욕실 앞 콘센트에. 콘센트의 스위치가 고장 났다. 헤어드라이기 전원선 플러그가 늘 꽂혀 있는 콘센트다. 평상시에는 대기전력을 줄여 보려고 전기를 끊어 놓는다. 스위치는 몽땅 연필심만 한 두께로 콘센트 아랫부분에 돌기처럼 달려있다. 스위치는 두 개가 있는데 전원 스위치를 한 번 눌러 녹색이 되면 전기가 연결된다. 그 전원스위치가 삐뚜름하게 자리에서 벗어나 버린 것이다. 이곳에 온 지 3년 하고 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아침저녁으로 허구한 날 눌러대니 못 버틴 모양이다. 고장이 더 생기면 곤란해진다. 조심스레 전원스위치와 자동스위치를 번갈아 눌러 빨간불이 나오게 했다. 그렇게 하면 전기는 계속 공급된다. 더 이상 스위치를 눌러댈 필요가 없어진다. 이렇게 설정한 지 한 달이 넘었..

조각글쓰기 2023.05.16

쇼윈도+고객, 유혹, 기다림

쇼윈도를 통한 매장 내 모습이 따뜻하고 정감 있다. 한 차례 손님을 치른 후일까. 손님이 없다. 채워지지 않은 매장. 갖가지 물건들은 유혹하는 몸짓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 순간 들어가는 고객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프로슈머(prosumer)가 된다. 쇼윈도 넘어 보석이 다채롭다. 반조명의 진열대 위 보석들은 본모습을 숨기고. 쇼윈도 유리창은 가로막는다. 더 다가갈 수 없음 만질 수 없음. 이 순간 유혹은 생명을 갖는다.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든다. 인간이 만든 피조물 중에 의자만큼 기다림을 표현하는 것이 있을까. 다리 위 'ㄴ'자가 만드는 텅 빈 공간은 기다림으로 가득하다. 그 무게감은 다리를 통해 바닥 아래로 내려가고 조명을 위로 멀리 보낸다. 쇼윈도 유리창은 그 모습을 보여준다. 기다림을 의자 자신에게..

조각글쓰기 2023.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