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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성북구 주민기록단 수강 후기 1

2023 상반기 성북구 주민기록단 교육기간 4월 20일(목) ~ 6월 1일(목)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30분 ~ 9시 강의 일정 1주 차 4.20 [강연] 지역사의 이해 및 마을기록의 의미 (오진아, 성북문화원 마을아카이브팀 연구원) 2주 차 4.27 [강연]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진 촬영법 (박충곤, 한국사진작가협회 제29대 교육전문위원) 3주 차 5.4 [강연] 사진 촬영 방법론 심화 4주 차 5.11 [강연] 구술인터뷰의 이해 및 구술인터뷰 방법론 (오제연,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교수) 5주 차 5.18 [실습] 인터뷰 연습하기 6주 차 5.25 [강연] 구술자료의 정리, 보고서 작성 7주 차 6.1 [발표, 토론] 활동보고서 발표 및 피드백, 수료식 4월 15일 토요일 오후 11시를 넘어 다음 날로..

조각글쓰기 2023.06.12

32 첫날 밤, 정윤의 비겁한 고백

"마음속으로 경멸하겠지요." 술잔을 내려다보며 처음으로 뇌었다. 소림이 꿈적하고 놀란다. 의외였던 것이다. "양교리댁 문중에서는 한빈한 무명청년을 경멸했을 테지만 소림 씨는 이 집에 장가온 나를 경멸했을 거요." 소림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진다. "여러 번 파혼하고....... 어디든 떠나려 했었소. 믿고 안 믿고는 소림 씨 자유겠지만, 네, 자유지요." "그, 그런데요?" "고집, 빗발 치듯한 비난과 과장된 화제, 조롱, 그런 것과 싸우는 심정 이겨보려 했지요." "그럼 싸움에 이기기 위해 저랑 결혼했나요?" 또렷하고 단호한 목소리다. 정윤은 당황하며 소림을 쳐다본다. 눈이 처음으로 마주친다. "애초엔 무, 물론 그렇지 않았지요. 그럴 이유도 없었고, 양교리댁이나 소림 씨가 다 함께 다시없는 좋은 혼처라..

카테고리 없음 2023.06.09

31 호호야 주갑의 모습

주갑은 연추에 오면 정호네 집에서 지낸다. 옛날 김훈장처럼. "저기 오누만." 주갑의 눈은 당장 새우눈이 되고 눈 가장자리에 잔주름이 왈칵 모인다. "어련할라구요?" 아이 엄마는 빨래를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간다. 일곱 살 먹은 사내아이와 다섯 살짜리 계집애가 손을 흔들며, 마치 바람개비처럼 달려온다. "할아버지이! 할아버지!" 주갑은 양 무릎을 벌리고 주저앉는다. 날개처럼 긴 팔을 벌린다. 계집아이가 총알같이 달려와 품에 안긴다. 사내아이는 목에 팔을 감고 늘어진다. "아니고매, 할아부지 엉덩방아 찧겄이야." 아이들은 킬킬거리고 새처럼 재잘거린다. "밥 잘 먹고 잘 있었지라?" "네!" 두 아이를 앞으로 몰아 머리를 쓰다듬는다. "할아부지 이번엔 일찍 왔네?" "암, 숙이가 보고 접어서 한달음에 갔다 왔..

3부 5편 젊은 매들

십칠팔 년 전이었던가, 혜관이 기화와 함께 용정을 찾아온 것이. 그 후 다시 한번, 세 번째 방문한 셈이다. 공노인은 곰방대를 물고 있다. 그 간에 일어나 봉순이의 죽음과 길상이가 붙잡히게 된 사연, 양녀 송애를 꼬여낸 김두수의 행패를 얘기한다. 늙어버린 공노인은 허둥지둥 마누라를 보고 온다. 오늘내일하는 마누라를. 혜관은 해란강을 바라보며 찰나의 생멸, 번뇌 끝에 오는 반야에 빠진다. 주갑이 공노인네로 들어섰다. 큰 소리를 지르는 것이 술 처먹은 모습이다. 주갑의 얼굴에도 외롭고 쓸쓸한 빛이 서려있다. 혜관과 인사하고 상호 간 소식을 전하는데, 공노인은 이용이, 그것보다 홍이에 대한 서운함과 그리움이 솟아오른다. 최서희와의 담판이후 십 년이 지났다. 서희에 대한 복수도 생각했었지만 이제 육십 대 중반기..

<토니오 크뢰거 외> 요약

1929년, 54세의 토마스 만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24세(1899년)에 첫 번째 단편 소설집 를, 28세(1903년)에 두 번째 단편 소설집 을 출간했다. 37세(1912년)에 장편 의 집필을 시작해서 49세(1924년)에 출간했다. 12년은 토마스 만에게 고역이었을 것이다. 에서 주인공 와타나베가 열심히 읽은 토마스 만의 , 토마스 만의 책을 찾아보다가 단편 소설이 그를 더 잘 보여줄 듯하여 보다 먼저 읽게 되었다.   민음사의 (*)는 여덟 개의 단편을 담았다. 를 제외한 일곱 편의 단편소설은 모두, '토마스 만의 대표작 을 중심으로 놓고 볼 때 그 이전인 초기의 작품인데, 이것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고른 것이 아니라 그의 주요 단편들을 선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토마스..

<불멸> 요약(?)

2000년 11월 21일. 파리. 이 계절의 파리는 황량하다. 이 날은 유난히 바람이 많이 불고 비까지 내리는 날이었다. 박성창의 마음은 날씨 때문에 더욱 뒤숭숭했다. 박성창은 파리 7구에 위치한 루테티아 호텔에 5분 일찍 도착했다. 쿤데라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1929년 생이니 그 당시 일흔두 살인 쿤데라는 나이보다 십 년은 젊어 보였다. 큰 키에 주름살이 없는 건강한 얼굴,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강한 체코어 억양이 섞인 프랑스어를 쓰고 있었다. 호텔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부인인 베라 쿤데라가 반갑게 맞아준다. 쿤데라에게 15년 만의 인터뷰다. 을 쓴 지 10년 만이다. 처음에는 주로 신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고, 다른 여러 화제들로 이어졌다. 쿤데라는 1975년에 프랑..

코레일의 인권친화경영 사례 엿보기

2020년 세계경제포럼이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ESG 경영이 본격적으로 대두됐다. 재무적 성과에 초점을 맞추는 기존의 주주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고객과 노조, 협력사, 지역사회 등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을 우선 시 하는 경영전략이 기업의 지속발전 가능성을 담보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공기업은 인권경영 도입 이후 어떻게 달라졌을까? 코레일의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코레일의 기업환경과 인권 경영 도입의 어려움 코레일은 3만 명이 넘는 대규모 인원과 분산된 전국 사업장을 갖고 있는 관료제 기반 조직이다. 기술, 영업, 운전 등 6개 직렬의 철도 종사자들이 교대근무, 교번근무 등 복잡한 근무체계에 따라 하루 24시간 주야로 쉼 없이 작업한다. 최근에는 세대..

단어채집

그대의 생각이나 마음을 글로 전달하고 싶은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안타까움으로 벽에 머리를 짓찧어보지만 머리만 아플 뿐 부족한 어휘력이 보충되지는 않는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대부분 글쓰기를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라, 비결이 있다. 먼저 자기 몸에서 적절한 단어를 찾아보자. 반드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가급적이면 생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머리 - 대가리, 대갈통, 대갈빡, 골, 뇌, 대뇌, 소뇌, 작은골, 큰골, 전두엽, 후두엽, 대뇌피질, 꿈, 정수리, 백회, 가마, 가르마 등(생략) 머리에 속한 관계어 - 모자, 왕관, 가체, 가발, 어여머리, 고깔모자, 중절모, 벙거지, 밀짚모자, 야구모, 갓, 투구, 털모자, 베레모 등(생략) 얼굴 - 낯짝, 주름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