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공부/글쓰기 이론 15

신선 단어채집 노트 1

가뭇없이 전혀 안 보여 찾을 길이 없이 갑자르다 1. 힘이 들거나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낑낑거리다 2. 말을 하기가 어렵거나 거북하여 주저하며 낑낑거리다 강파르다 까다롭고 괴팍하다 갸우듬하다 비스듬히 조금 기운 듯하다 겨끔내기 서로 번갈아 하기 고리삭다 젊은이다운 활발한 기상이 없고 풀이 죽은 늙은이 같다 군단지럽다 좀 다랍고 지저분하다 날파람 1. 어떤 물체가 빠르게 지나갈 때 그 서슬에 이는 바람 2. 빠르고 날카로운 기세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너름새 넉살 좋고 시원스럽게 말로 떠벌려 일을 주선하는 솜씨, 일을 멋있고 능란하게 해내는 재주 넌덕스럽다 능청맞게 너스레를 떠는 태도가 있다 늘비하다 여기저기 늘어서 있거나 놓여 있다 달뜨다 흥분되어 들썽거리다 되작거리다 이리저리 살짝 들추며 자꾸 뒤지다 ..

단어채집

그대의 생각이나 마음을 글로 전달하고 싶은데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안타까움으로 벽에 머리를 짓찧어보지만 머리만 아플 뿐 부족한 어휘력이 보충되지는 않는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대부분 글쓰기를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라, 비결이 있다. 먼저 자기 몸에서 적절한 단어를 찾아보자. 반드시,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가급적이면 생어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머리 - 대가리, 대갈통, 대갈빡, 골, 뇌, 대뇌, 소뇌, 작은골, 큰골, 전두엽, 후두엽, 대뇌피질, 꿈, 정수리, 백회, 가마, 가르마 등(생략) 머리에 속한 관계어 - 모자, 왕관, 가체, 가발, 어여머리, 고깔모자, 중절모, 벙거지, 밀짚모자, 야구모, 갓, 투구, 털모자, 베레모 등(생략) 얼굴 - 낯짝, 주름살, ..

생어와 사어

단어에는 생어와 사어가 있다. 생어는 오감을 각성시킨다. 오감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말한다. 그대가 아직 글쓰기에 발군의 기량을 습득하지 못했다면 될 수 있는 대로 생어를 많이 사용하도록 하라. 생어는 글에 신선감과 생명력을 불어넣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달빛, 물비늘, 주름살, 흉터는 시각적인 단어고 천둥, 재채기, 자명종, 피리는 청각적인 단어고 누룩, 비린내, 박하, 나프탈렌은 후각적인 단어다. 모래, 양탄자, 톱날, 솜털은 촉각적인 단어고 꿀물, 고추장, 솜사탕, 소금은 미각적인 단어다. 다시 말하자면 생어는, 눈을 자극하고 귀를 자극하고 코를 자극하고 피부를 자극하고 혀를 자극하는 단어다. 물론 대부분의 단어들이 두 가지 이상의 감각기관을 자극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대표적인 감각..

언어의 동작으로 소설 쓰기

소설이란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는가. 나는 전혀 모르겠다. 옛날에 써놓았던 것들은 모두 태워버렸다. 모두 남의 흉내가 아니면 내 겉멋 들린 관념의 유희에 불과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이야기만으로 소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언어와의 치열한 투쟁 끝에 얻어낸 자기만의 실로써 자기만의 무늬를 놓아 비단을 짜고 그것을 정교하게 바느질해서 인간에게 입혀놓았을 때, 반드시 그 인간이 어떤 의미로든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나는 믿고 있었다.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나 기구한 운명 따위야 영화나 텔레비전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야기 이상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 한 줄의 시, 한 악장의 심포니, 또는 한 폭의 그림따위들은 결단코 설명되어 지거나 해석되어서는 안 되며 다만 느끼어지는 것이라고 ..

자기다운 글쓰기

우리들 각자가 지닌 생각은 때로 속박이 된다. 살아가려면 세상을 이해해야 하고, 세상을 이해하려면 생각의 틀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어떤 '이즘'의 지배를 받아서는 안 된다. 어떤 '주의'를 받아들여 사용하면서도 거기 속박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직관을 믿는 것'이다. 어떤 '주의'나 원칙이나 교조보다 마음이 내는 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도덕적 미학적 직관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한다. 이념은 세상을 바라보는데 유용한 인식의 틀이지만, 사람의 생각을 속박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이 미학적 열정을 자유롭게 발현하려면 어떤 도그마에도 예속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거의 모든 일에 대해서 상투적인 생각과 태도를 지니고 있다. 고정관념, 선입견, 이념적 교조에 지배당하는 것..

단문쓰기와 어휘선택

글은 단문이 좋다. 문학작품도 그렇지만 논리 글도 마찬가지다. 단문은 그냥 짧은 문장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길어도 주어와 술어가 하나씩만 있으면 단문이다. 문장 하나에 뜻을 하나만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 주어와 술어가 둘이 넘는 문장을 복문이라고 한다. 복문은 무엇인가 강조하고 싶을 때, 단문으로는 뜻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울 때 쓰는 게 좋다. 단문이 복문보다 훌륭하거나 아름다워서 단문을 쓰라는 것이 아니다. 뜻을 분명하게 전하는 데 편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단문은 복문보다 쓰기가 쉽다. 주술 관계가 하나뿐이어서 문장이 꼬일 위험이 없다. 단문 쓰기만큼 중요한 것이 어휘 선택이다. 말하려는 뜻을 명확하게 표현하려면 '꼭 맞는 단어'를 써야 한다. '꼭 맞는 단어'란 '뜻이 정확할 뿐만 아니라..

감정이입

글을 쓸 때에는 독자가 쉽게 이해하고 깊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글로 남의 공감을 받으려면 타인의 생각과 시선과 감정으로 자신이 쓴 글을 살펴봐야 한다. 독자가 깊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글을 쓰려면 그렇게 쓰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 그렇게 쓸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독자가 감정이입을 하기 좋게 글을 쓰는 능력은 첫째, 텍스트 자체만 읽어도 뜻을 알 수 있도록 써야 한다. 사전이나 참고 문헌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독자가 어려워하는 전문용어나 외국어 사용을 삼간다. 되도록 쉬운 어휘와 소박한 문장을 쓴다. 어쩔 수 없이 전문용어나 어려운 이론을 사용해야 할 때는 그 의미를 알아내는 데 필요한 정보를 텍스트 안에 티 나지 않게 집어넣는다. 둘째, 텍스트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자기소개서

나는 누구인가? 이것은 인문학의 중심을 꿰뚫는 질문이다. 제대로 살아가려면 끊임없이 내가 누구인지 물어야 하고, 일시적이라 할지라도 어떤 대답을 찾아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이 질문에 대답하는 글이다. 나는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 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미래의 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가려는지 말하는 글이다. 이만큼 중요한 글쓰기 주제도 달리 없다. 자기소개서가 품격 있는 장르가 아니라는 통념은 잘못된 것이다. 글쓰기가 일반적으로 그러하듯, 자기소개서도 모범 답안이나 정답은 없다. 그러나 잘 쓴 자기소개서와 그렇지 않은 자기소개서가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떤 것이 '잘 쓴 자기소개서'일까? 자기소개를 할 때 두 가지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 첫째, 내가 어떤 사람이며 무엇을 할 수 있고 어떻게 살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