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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물질주의'에 대해

산업 사회의 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물질주의’라 할 수 있다. 이는 물질을 삶의 중심에 두고 물질적 성공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다. 도전, 경쟁, 성실, 절약, 절제, 겸손이 미덕이고 이를 통해 얻는 신분과 지위가 중요한 가치였지만, 이러한 획일적 가치 추구에 대한 반발 또한 많았다. 이런 이유로 당대 지식인과 예술가를 중심으로 대안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일어났고 이는 필연적으로 물질과 나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과정이었다. 역사적으로 라이프스타일의 본질은 이렇게 나와 물질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지가 나의 라이프스타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물질과 독립된 삶을 제안하는 탈물질주의는 개성, 자기표현, 다양성, 삶의 질, 사회적 윤리를 중시한다. 탈물질주의자가 탈물질주의 가치에 ..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요약

시마자키 도손의 에 백정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백정은 남의 집 문지방 너머로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못한다. 백정 집안은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지 않는 것이 예의다. 백정이라는 이유로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서 쫓겨날 수 있고, 여인숙에서도 쫓겨날 수 있다. 백정은 보통사람과 같은 묘지에 묻힐 권리가 없다. 백정은 사람이 아니다.’   는 백정에 대한 차별을 인식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소설이지만, 한편으론 생명에 대한 외경을 보여주기도 한다.   우리 사람들은 어떻게 고기를 먹었을까? 사람들은 자신들이 먹는 동물에 대해서 그 도살과 소비의 의미를 완화하려 했다. 동물의 생명을 거둔 다음 도살자나 고기를 먹는 사람이 정화 의식을 치르는 것과 같이 고기를 먹는 사람들의 양심을 위무하기 위한 의례와 제사, 신..

'단백질 신화'에 대해

“그럼 단백질은 어떻게 섭취하지요?”  채식주의자가 자신의 식생활 원칙을 밝혔을 때 상대방이 흔히 보이는 첫 반응이다. 이런 질문을 어찌나 많이들 하는지, 전국 채식주의자들이 늘 주고받는 우스갯소리의 하나가 됐을 정도다. ‘우스갯소리’라고 한 것은 이 물음이 육식주의의 가장 보편적이고 비현실적인 신화, 즉 고기가 단백질의 필수 원천이라는 신화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 잘못된 생각을 채식주의자들은 ‘단백질 신화’라고 부른다.   단백질 부족에 대한 두려움은 특히 남자들 사이에 흔하다. (동물) 단백질이 전통적으로 근육 및 힘을 키우는 것과 연관되어 왔기 때문이다. 고기는 힘과 능력, 생식력을 나타내면서 오랜 세월 사내다움의 한 상징 노릇을 해왔다. 반대로 식물성 음식은 여성적인 것으로 여겨져 흔히 수동성과..

'폭력적 이데올로기'에 대해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이데올로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매우 어렵다. 문제의 이데올로기가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감추려 들 때는 더더욱 그렇다. 육식주의 이데올로기가 바로 그런 경우에 속한다. 이런 유형의 이데올로기를 ‘폭력적 이데올로기’라고 부르자. 문자 그대로 육체적 폭력을 중심으로 조직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 시스템에서 폭력을 제거한다면-이를 테면 동물 죽이기를 멈춘다면-시스템은 사라질 것이다.   현대의 육식주의는 광범한 폭력 위에 서 있다. 식육산업이 현재의 이윤 폭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동물을 도축하려면 이 같은 수준의 폭력이 불가피하다. 육식주의의 폭력성이 어느 정도인고 하니, 거의 모든 사람이 그 현장을 제 눈으로 보기를 꺼리고, 목격한 사람들은 심한 충..

육식의 경고문구(가정)

동네 편의점에서 파는 담배의 포장지에는 흡연이 야기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고문이 박혀 있다. 그러나 연구들에 따르면 담배의 위험은 피우는 양이 보통 이상은 되어야 발생한다는데, 그런 정도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성인 인구의 1%도 안 된다. 그에 비해 미국 성인의 97% 이상이 동물로 만든 식품을 먹는다. 동물성 식품의 섭취와 질병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런 위험에 대한 경고는 어디에도 없다. 이번엔 같은 편의점에 핫도그를 사러 들어갔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상상하자. 공중위생국에서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 등 주요 연구기관들의 보고서를 두루 검토한 끝에 담배처럼 동물성 식품에도 경고문을 붙이기로 했다고. 그 경고문의 문구를 만들어 보면 아마 다음과 같은 식이 되지 않을까. 공중위생..

'육류의 환경비용'에 대해

o 국제연합은 축산 부문을 “각 지역에서부터 전 세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원에서 환경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2대 혹은 3대 부문의 하나”라고 선언하고 “그 영향이 너무나 심각하므로 긴급히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경고했다. o 축산업은 아마도 세계 최대의 수질오염원일 것이다. 주된 오염물질은 항생제와 호르몬, 가죽 무두질 공장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가축의 폐기물, 침식된 초지의 침전물, 사료 작물 재배에 사용되는 비료와 농약 등이다. o 전에 산림이었던 아마존 유역의 70%는 이제 가축을 키우는 목장이 되었다. o 미국에서 발생하는 토양침식과 침전물의 55%가 축산업 때문에 발생한다. 또한 이 나라에서 쓰이는 모든 살충제의 37%와 항생제의 50%가 축산업에서 사용된다. o 현재 가축의 사..

카테고리 없음 2024.04.15

'육식주의'에 대해

채식주의자(vegetarian)가 뭔지는 우리 모두 잘 안다. 육류를 먹지 않는 사람이다. 건강을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동물을 먹는 일이 비윤리적이라는 믿음 때문에 고기 먹기를 중단한다. 우리 대부분은 채식주의가 개인의 윤리적 성향의 표현이라는 사실을 안다. 우리는 그가 특정한 철학적 관점을 지니고 있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은 인간의 목적을 위해 동물을 죽이는 일을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신념체계에 근거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채식주의를 단순히 음식에 대한 성향이 아니라 삶의 한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고기 먹는 일을 비윤리적이라고 믿는 사람을 채식주의자라고 한다면, 고기를 먹는 일이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채식주의자가 고..

< 해방 전후 외 > 요약

이태준의 소설은 ‘정극’을 본 느낌이었다. 이야기들은 무겁고 사실적이고 친숙했다. 이렇게 써 볼까? 이태준은 근대의 자리에서 현대를 써 내려간 작가다? 그리고, 문학에 초짜인 내게 ‘이태준’은 낯설다. 는 ‘두산동아’에서 한국소설문학대계를 기획하고 스무 번째로 출간한 이태준의 단편소설집이다. 광복 50주년을 맞고 근대문학 100년 즈음인 1995년에 발행되었다. 김윤식, 박완서의 감수와 류보선, 서영채, 권성우의 편집, 황종연의 해설을 더했다. 감수 및 편집위원들의 첫 번째 편집태도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분단현실과 냉전논리 속에서 정당한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던 작가와 작품을 복권시키는 일에 힘을 기울였다. 이는 일차적으로, 이데올로기적 대립에 의해 부당하게 사장되었던 작가들을 부활시키는 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