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난할멈의 장례날은 쾌청했다. 나이 어려 굴건제복 대신 천태를 두르고 도포 입은 영만이를 위시하여 두만아비와 두만이, 최참판댁 사내종들은 두건을 썼고 두만어미, 계집종들은 먹댕기에 북포 치마를 입었다. 음식을 많이 차려 마을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으며 만장이 여러 개 바람에 나부꼈다. 열 두 상여꾼이 멘 상여, 상두채에 올라서서 앞소리를 하는 서서방의 가락은 여전히 아낙들을 울려놓았다. 제 설움에 울고 인간사가 서러워 울고 창자를 끊는 것 같이 가락과 구절이 굽이쳐 넘어가고 바람에 날리어 흩어지는 상두가에 눈물을 흘린다. 어하넘 어하넘 어나라 남천 어하넘 명정공포 우뇌상에 요령 소리 한심허다 멀고 먼 황천길을 인지 가면 언제 오리 상여는 개울을 넘을 때 멈추었다. 다리가 아파 못 가겠고 개울을 넘는데 망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