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글쓰기 74

<표현의 기술> 요약

매 순간 우리는 자신을 표현하며 살아가고 있다. 은 글쓰기로 자신을 표현하면서 살아갈 때 부딪치는 여러 문제에 대한 두서없는 이야기다. 독자들이 경우에 따라 참고할 수 있겠다 싶은 이야기를 몇 가지 담았다. 왜 쓰는가? 조지 오웰은 글 쓰는 이유를 네 가지로 나누었다. 첫째,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 둘째, 의미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 셋째, 역사에 무엇을 남기려는 충동 넷째, 정치적인 목적 누구나 자기의 글 쓰는 이유를 찾아야 한다. 글쓴이는 정치적-여기서 '정치'는 넓은 뜻이다. 세상을 더 좋게 바꾸는 문제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다-인 글쓰기를 하는데 정치적 글쓰기의 목적은 언제나 '여론 형성'이다. 여론 형성을 목적으로 한 글쓰기는 예술과 직접 관련이 없는 의사소통 ..

5 용이네 제사

제삿날 밤, 내외는 목욕재계하고 제상을 차렸다. 한지를 깐 제상에 괸 제찬은 조촐했다. 지방을 모셔놓고 의관을 차려입은 용이 분향을 하고 재배한 뒤 자리에 꿇어앉았다. 소복한 강청댁이 술을 따라 내미는 잔을 두 손으로 받은 용이는 모사에 세 번 따르고 술잔을 강청댁에게 넘긴다. 강청댁이 술잔을 제상 위에 올려놓고 정저 하는 동안 용이 다시 재배한다. 축문을 읽고 강청댁이 두 번째 잔을 올리고 종헌한 뒤 첨작하고 나서 강청댁은 메 그릇의 뚜껑을 열었다. 메에다 수저를 꽂는다. 용이와 강청댁은 제상 밑에 오랫동안 엎드려 있었다. 강청댁의 작은 어깨가 물결쳤다. 소리를 내지는 않았으나 전신으로 울고 있었다. 제상에는 촛불이 흔들리고 있었다. 지방과 축문을 불사르고 제수를 물릴 것도 잊은 두 내외는 양켠으로 갈..

4 간난할멈의 장례

간난할멈의 장례날은 쾌청했다. 나이 어려 굴건제복 대신 천태를 두르고 도포 입은 영만이를 위시하여 두만아비와 두만이, 최참판댁 사내종들은 두건을 썼고 두만어미, 계집종들은 먹댕기에 북포 치마를 입었다. 음식을 많이 차려 마을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으며 만장이 여러 개 바람에 나부꼈다. 열 두 상여꾼이 멘 상여, 상두채에 올라서서 앞소리를 하는 서서방의 가락은 여전히 아낙들을 울려놓았다. 제 설움에 울고 인간사가 서러워 울고 창자를 끊는 것 같이 가락과 구절이 굽이쳐 넘어가고 바람에 날리어 흩어지는 상두가에 눈물을 흘린다. 어하넘 어하넘 어나라 남천 어하넘 명정공포 우뇌상에 요령 소리 한심허다 멀고 먼 황천길을 인지 가면 언제 오리 상여는 개울을 넘을 때 멈추었다. 다리가 아파 못 가겠고 개울을 넘는데 망령..

1부 2편 추적과 음모

용이는 봉순네 심부름으로 장날 하루 앞서 월선네로 향한다. 주막 앞에서 월선네를 불러본다. 대답이 없다. 낯익은 노파에게서 월선네가 강원도 삼장시하고 눈이 맞아 떠났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용은 죽을 것만 같이 힘이 빠진다. 윤 씨 부인은 문의원을 불러 상의를 한다. 최치수가 사냥을 하려 한다 하고 구천이를 찾아 나설 심산이라 얘기한다. 문의원은 우관선사와 상의해 보겠다며 물러나온다. 간난할멈은 환이도령과 별당아씨를 함양땅 강청에서 보았다는 얘기를 전한다. 문의원은 회상한다. 1866년 천주교도에 대한 대학살이 있고 윤 씨 부인의 친정은 결딴이 난다. 이십여 년 전에는 윤 씨 부인에게서 태맥을 느끼고, 간난할멈은 아씨를 구해달라 애원을 한다. 문의원은 우관스님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백일기도를 하..

3 함안댁의 인연이야기

함안댁은 팔짱을 끼었다. "이런 얘기가 있지." 침을 한 번 삼켰다. 이렇게 되면 함안댁 입에서는 긴 얘기가 나오기 마련이다. "옛적에 어느 재상가에 사기장수가 하룻밤을 묵어 갔더라네. 그런데 다음 날 사기장수가 떠난 뒤 재상 부인도 온데간데 없어지고 말았지. 사기장수를 따라 도망을 친 거라. 재상은 망신스럽기도 했으나 그보다 더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식음을 전폐하고 생각했으나 세상에 기러울 게 없는 재상 부인이 사기장수를 따라간 연유를 알 간이 없었더라네. 그래서 재상은 벼슬을 내려놓고 부인을 찾아 그 연유나 알아보아야겠다고 팔도 방랑길을 떠났는데, 어느 날 깊은 산골에 이르러 해는 떨어지고 길은 더 갈 수 없고 해서 마침 외딴 수숫대 움막집을 찾아 들어갔더라네. 하룻밤을 묵고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 ..

2 마을 아낙들의 말 맛

두만네 집에 들어섰을 때 우리 안의 돼지가 코를 불었다. 우우-짖으며 개가 쫓아 나왔다. "복실아, 나다, 나아." 개를 쫓고 한 손으로 마룻바닥을 짚으며 마루에 올라간 강청댁, "일이 우찌 됐는고 모르겄네, 성님?" 방문이 안에서 털거덕 열렸다. 등잔불 아래 아낙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었다. 두만네가 얼굴을 내밀었다. "어서 오니라, 동생아." "할 일 없이 바빠서...... 일이 끝났소?" 방 안으로 들어간 강청댁이 방문을 닫았다. 등잔불이 흔들리고 아낙들의 얼굴도 흔들린다. "일찍이 오네." "꼭두새벽에 오니라고 욕본다." "새벽달 보자고 초저녁부터 오나." 한마디씩 핀잔이 날아왔다. 두만네 시어머니의 수의 짓는 날이었던 것이다. 일은 다 끝난 모양으로 아낙들은 모두 입을 모으고 앉아 있다. 강청댁은..

1 봉순이의 노래

봉순이는 연못 속에 퐁당퐁당 돌을 넣으면서 흥얼거리고 있었다. 하늘은 유리알같이 맑게, 햇빛이 그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삼월아! 나 업어주어." 서희가 쫓아왔다. "그러지요, 애기씨." 삼월이는 얼른 툇마루에서 일어나 서희에게 등을 내밀었다. 삼월이는 서희를 업고 뜨락을, 왔다갔다 하면서 봉순이를 따라 흥얼흥얼하더니 뚝 끊는다. 봉순이는 더늠으로 심청가 중의 걸유육아의 대목을 부르고 있었다. 아가아가 우지마라 너의모친 먼데갔다 낙양동촌 이화정에 숙낭자를 보러갔다 황릉묘 이비한테 회포말을 하러갔다 너도너의 모친잃고 설움겨워 우느냐 우지마라 우지마라 너팔자가 얼매나좋면 칠일만에 어미잃고 강보중에 고생하리 우지마라 우지마라 해당화 범나비야 꽃이진다 설워마라 명년삼월 돌아오면 그꽃다시 피나니라 삼월의 눈에..

1부 1편 어둠의 발소리

섬진강 평사리 최참판댁은 사대에 걸쳐 마을 가뭄에 치부를 일삼아 만석꾼이 되었다. 향민의 원한이 켜켜이 쌓여 최참판댁은 자식이 귀하다고 전해 내려온다. 1897년, 최참판댁의 주인은 최치수로 병약하고 날카로운 인물이다. 서희는 앙증스러운 다섯 살 배기 최치수의 외동딸이다. 삼 년 전 추운 겨울날, 스무한두 살쯤 되어 보이는 남루하지만 준수한 용모의 젊은 사내가 찾아왔다. 성이 김이라고만 얘기하는 젊은 사내는 뜻 밖에 머슴살이를 부탁했고, 최치수의 모친, 윤 씨 부인의 허락으로 최참판댁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름은 구천이 되었다. 하루 해가 저물어 마름들이 대부분 돌아가면 하인들은 뒷정리를 하고 열쇠꾸러미가 안방으로 들어가면 불이 하나 둘 꺼지면서 집안은 쥐 죽은 듯 고요해진다. 돌이와 삼수는 구천이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