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54세의 토마스 만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24세(1899년)에 첫 번째 단편 소설집 <키 작은 프리데만 씨>를, 28세(1903년)에 두 번째 단편 소설집 <트리스탄>을 출간했다. 37세(1912년)에 장편 <마의 산>의 집필을 시작해서 49세(1924년)에 출간했다. 12년은 토마스 만에게 고역이었을 것이다. <노르웨이의 숲>에서 주인공 와타나베가 열심히 읽은 토마스 만의 <마의 산>, 토마스 만의 책을 찾아보다가 단편 소설이 그를 더 잘 보여줄 듯하여 <마의 산>보다 먼저 읽게 되었다.
민음사의 <토니오 크뢰거 외>(*)는 여덟 개의 단편을 담았다. <마리오와 마술사>를 제외한 일곱 편의 단편소설은 모두, '토마스 만의 대표작 <마의 산>을 중심으로 놓고 볼 때 그 이전인 초기의 작품인데, 이것은 의도적으로 그렇게 고른 것이 아니라 그의 주요 단편들을 선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토마스 만의 경우 적어도 단편에 있어서는 주요 작품이 거의 모두가 초기에 몰려 있다(*)'.
책의 차례가 아닌, 집필순서로 얘기하면 19세에 집필한 첫 단편 <타락>이 있다. '한 순진무구한 젊은이가 어느 여배우에게 홀딱 반하여 그녀와 첫사랑을 나누지만, 그녀에게 애인 겸 후원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둘 관계가 깨어지고 만다'는 소설 속 이야기 형식의 작품이다. 20세에 쓴 <행복에의 의지>는 어릴 때부터 병약한 한 화가가 사랑을 이루기 위한 의지로 생명을 이어간 후 사랑의 완성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이야기다. 22세에 쓴 <어릿광대>는 '삶과 예술의 중간을 배회하면서 삶의 꿈도, 예술가의 월계관도 다 차지하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인간'에 대한 소설이다. <키 작은 프리데만 씨>는 23세에 쓴 작품으로 태어나자마자 불구가 되어버린 '한 불구자의 내면생활을 선명하게 묘사한 소설'이다. 사랑에 체념한 불구자가 운명에 순응하듯 한 여인에게 고백하려 하지만 도리어 능욕을 당하고 죽음으로 자신을 끌어넣는 이야기다. 토마스 만은 이 시기에 그의 첫 단편집 <키 작은 프리데만 씨>를 출간한다.
자서전적 소설 <토니오 크뢰거>는 28세에 출간되었다. 시를 좋아한 소년이 어른이 되어 예술의 절대성-쉬이 갈 수 없는 길-을 치열하게 인식하고 북유럽을 여행하다가 어린 시절 사랑한 이들을 만나게 되면서 일반인과 예술인, 두 세계의 사이에 위태롭게 서있는 자신을 인정하게 되는 소설이다. <트리스탄>은 <토니오 크뢰거>와 비슷한 시기의 작품으로 이 작품도 시민성과 예술성을 바탕에 두고 있다. '<토니오 크뢰거>처럼 아름답고 서정적이지는 않지만, 시민적 인간과 예술적 인간의 특징과 행동 양태가 객관적이고 반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이때 두 번째 단편 소설집을 출간한다. 이제 시간을 뛰어넘어 37세에 <베니스에서의 죽음>을 집필했다. '이 작품은 대가로 인정받는 한 예술가의 죽음'을 그린 것으로, 존경하던 구스타프 말러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충격을 경험하고 지은 작품이다.
마지막 수록 작품 <마리오와 마술사>는 노벨 문학상 수상 직후인 55세에 집필하였다. 토마스 만은 이 시기에 사회를 비판하는 작품을 여럿 썼다. <마리오와 마술사>는 이탈리아의 어느 가공의 해수욕장안 공연장에서 일어난 우발적 살인사건을 그리고 있다. 파시즘의 분위기 속에서 독재자의 화신인 마술사는 관객들을 지배하고 모욕하는데 관객 중 한 명인 마리오가 지목당하고 관객 앞에서 악용당한 것에 분노하여 마술사를 죽이게 되는 이야기다.
* 문장이 중문으로 길고, 한쪽 한쪽이 모두 빽빽해서 줄거리를 이어가며 읽어내기가 수월치 않았다.
* <노르웨이의 숲>의 주인공 와타나베는 여자사람친구 미도리를 기다리며, '연극사' 강의실에서, 아르바이트를 가는 중에 <마의 산>을 끼고 다니며 열심히 읽었다. 갑자기 사라진 여자친구 나오코의 편지가 도착한 날, 나오코가 있는 깊은 산속의 요양원 '아미사'를 찾아가기 위해 배낭을 채웠다. 그리고 <마의 산>을 마저 읽었다. <노르웨이의 숲>에서 그려지는 '아미사'에서의 생활 모습에 알프스산속의 요양원 '마의 산'의 모습이 겹쳐진다.
와타나베는 <위대한 개츠비>를 쓴 피츠제럴드를 좋아했는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토마스 만을 좋아한 듯하다. 아니, 와타나베는 그냥 무라카미 하루키인 듯하다.
* 토마스 만의 단편을 모은 민음사의 책은 <토니오 크뢰거, 트리스탄> 혹은 <토니오 크뢰거, 트리스탄, 베니스의 죽음>이란 제목으로 출간됐다. 편의상 <토니오 크뢰거 외>로 표현한다.
* 몇몇 인용은 대표 옮긴이 안삼환의 '작품해설'에서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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