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여위어가는 삼월이를 두고 김서방과 김서방댁이 한밤 중에 대판으로 한번 싸웠다. 불을 끄고 자려는데, "그눔우 가시나 지 푼수에 그 양반 소실 될라 캤던가? 쇠는 짧아도 침은 질게 뱉는다 카더마는, 지 주제에 돌이나 복이나 끼어 맞추어 주는 대로 기다리고 있일 일이지, 낯짝 반반하다고 넘친 생각을 한 기지." "허 참 시끄럽거마는, 잘라 카는데." 김서방은 이불 속에서 혀를 두들겼다. "아 내 말이 그르요? 오르지 못할 나무는 치다보지도 말라 캤는데, 사나아들이사 열 계집 싫다 하까? 그 생각을 못하고 지 신세 지가 조졌지." "이 소갈머리 없는 늙은 것아! 삼월이가 그러고 싶어서 그랬나. 그저 말이라믄 사죽을 못 쓰니께 어이 그만." 김서방은 돌아누웠다. "와요? 이녁 무신 상관 있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