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는 넓은 의미에서 '해석이 필요한 대상' 또는 '해석이 가능한 대상'을 말한다. 글, 음악, 그림, 춤, 사진, 사건 등 어떤 메시지를 담은 것은 모두 텍스트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의 인생도 텍스트일 수 있다. 텍스트는 '여러 문장으로 이루어진 글 덩어리'이다. 글 덩어리는 벽돌만큼 두꺼운 책일 수도 있고 한 줄짜리 시일 수도 있다. 길든, 짧든, 텍스트를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콘텍스트를 파악해야 한다.
콘텍스트는 텍스트와 직간접으로 관련된 환경, 배경, 조건, 사실, 관계, 맥락을 가리키는 말이다. 콘텍스트를 '문맥'이라 옮기는 경우가 있는데 문맥은 의미가 너무 좁다.
글은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문자 텍스트다. 그런데 독자는 나와 전혀 다른 사람이다. 내가 쓴 텍스트를 나와 똑같이 해석한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 내가 글에 담은 생각과 감정을 독자도 똑같이 읽어 가도록 하려면 그에 필요한 콘텍스트를 함께 담아야 한다. 글쓴이가 독자에게 해석의 자유를 무제한 허용하는 문학 글쓰기라면 그렇게 할 필요가 없겠지만, 정보 교환과 소통, 공감을 목표로 하는 생활 글쓰기와 논리 글쓰기라면 그렇게 써야만 제대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텍스트에는 특정한 방향으로 해석하도록 독자를 이끄는 데 필요한 콘텍스트를 넣어야 한다.
글을 쓸 때 자기 색깔을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장 스타일만으로 개성을 표현하려고 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글쓴이의 개성과 색깔은 문장이 아니라 콘텍스트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를 반영하는 독자적 해석에서 드러나야 한다.
<표현의 기술>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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