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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3편 종말과 발아

밭알이 2022. 4. 25. 22:41

  지리산으로 되돌아온 최치수는 달포 가량 산속을 헤매어 발 안 닿은 곳이 없었지만 구천이를 찾지 못했다. 구천이, 환이는 우관선사를 찾아 연곡사로 갔다. 무서움에 질린 별당아씨는 거의 발광 상태에 있었다. 최치수는 몇 차례 더 산에 갔다. 처음 흘러나오는 구천이에 대한 얘기는 시일이 지나자, 누구에게서도 들려오지 않고 사그라들었다. 강포수는 결심을 단단히 하고 최치수에게 귀녀를 달라 사정한다. 이튿날, 일행은 사냥에 나서는데, 강포수는 말이 없고 휘청거린다. 노루를 사냥하려는 와중에 소 만한 산돼지가 시야에 들어오고, 총을 쏘았으나 선불이 돼버린다. 산돼지는 방향을 돌려 달려오는데 비명이 나고 수동이의 찢긴 바지 사이에서 분수같이 피가 치솟고 있었다.


  강포수는 수동이 부상당한 일보다 명포수인 그가 처음으로 짐승에게 선불을 맞혔다는 사실이 더 충격이었다. 최치수의 얼음 같았던 얼굴과 수동의 부상으로 귀녀에 대한 꿈도 희망도 다 사라진 것을 깨달았다. 방 안에서 헛것을 잡듯 헤매고 있는데, 김서방이 최치수의 말을 전한다. 나리마님께서 알아 처리할 터이니 산에 돌아가 있으란 얘기다. 강포수는 노자만 챙기고 최치수에게 인사 없이 떠난다.

 


  설을 앞둔 최참판댁은 앞뒤가 분주했다. 특히 부엌을 중심 한 곳이 들끓었다. 행랑 뜨락에서는 아침부터 떡 치는 소리로 요란하다. 점심이 되어 귀녀가 최치수에게 진짓상을 들여온다. 최치수는 숭늉을 가져온 귀녀에게 갑자기 애를 뱄느냐 다그치며 강포수가 너를 원한다고 얘기하니 귀녀는 눈에 핏발을 세우고 무섭게 대항한다. 귀녀는 최치수에게 여자 대접을 못 받은 것에 분노하고, 평산을 불러 오늘 밤 준비하라고 단숨에 지껄인다. 밤이 되어 최치수는 초당에서 자고 있고 평산은 치수 방 앞에서 귀를 기울인다. 손바닥에 침을 흠씬 뱉어 장지를 뚫고 문고리를 벗긴다. 안으로 들어간 후 낮은 목소리, 발버둥 치는 소리, 낮은 숨이 찬 신음, 꿈틀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멎었다.


  실성하여 마을을 떠도는 또출네는 내 자식이 꽁꽁 얼겠네 중얼거리며 솔가지를 초당 마루로 옮기고 세 번, 네 번 되풀이한다. 마지막 나뭇단을 내동댕이 쳤을 때 초롱이 쓰러지며 불이 옮아 붙는다. 불은 커지고 최참판댁 사람들이 몰려온다. 김서방은 최치수가 이미 죽어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또출네는 타 죽고, 최 씨 가문의 마지막 사내였던 최치수는 삼끈으로 교살되어 세상에 마지막을 고했다.

 


  마을 아낙들 사이에서 귀녀가 애를 뱄다고, 최참판네 아이 아니냐는 소문이 돈다. 용이는 또출네가 나리를 해쳤을 리 없다고 생각하는데, 윤 씨 부인과 봉순네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봉순네는 귀녀를 주시한다. 봉순네는 목숨을 걸고 윤 씨 부인에게 귀녀를 추달하라 아기를 가진 것 같다고 얘기한다. 윤 씨 부인은 귀녀에게 아비가 누구냐고 추달하는데 귀녀는 최치수가 생산하지 못하는 몸임을 모르고 최치수 나리라고 답한다. 귀녀는 사흘 꼬박 고방에 갇힌다. 찬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귀녀는 칠성이임을 자백한다. 칠성이 또한 평산과 공모한 사실을 술술 자백하고, 평산은 자기와 상관없는 일이라 끝끝내 소리 지르고 발광을 한다. 임이네는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을 간다. 수령과 관원들 앞에서 평산은 형틀에 매여 다섯 매를 넘기기 전에 죄를 인정한다. 평산과 칠성이는 얼마 후 처형되었다. 귀녀는 임신한 몸이어서 해산 후 형이 집행되었다. 강포수는 귀녀가 죽는 날까지 옥바라지를 하고 귀녀의 사죄를 받은 후 핏덩이와 함께 사라졌다.

 


  정월 초하루, 서희는 부친의 삼 년 집상에서 풀려났다. 상복을 벗은 것이다. 서희는 부친의 죽음의 뜻을 알기 시작했고, 정신이 단련되고 성숙해졌다. 서울서 내려온 조준구는 줄곧 이곳에 머물렀고, 탈상을 한 뒤에도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삼수를 제외한 하인들, 특히 수동이는 마음속에 불을 켜고 준구를 미워했다. 길상이는 심부름으로 읍내를 가고, 이동진 댁에 들른다. 억쇠 마누라가 내놓는 국수를 먹는데 국수를 반쯤 먹어갔을 때 우박처럼 감이 국수 사발을 치면서 떨어져 내렸다. 상현 도령의 장난이었다. 상현은 내려와 왜 안 먹느냐 네 상전이 먹으라면 어쩌겠느냐 하며 어른처럼 호령을 한다. 돌아오는 길에 마님께서 상현 도령한테 욕심을 내신다는 얘기를 듣고 길상은 괴로워한다.

 

*선불 : 바로 맞히지 못한 살이나 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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