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는 봉순네 심부름으로 장날 하루 앞서 월선네로 향한다. 주막 앞에서 월선네를 불러본다. 대답이 없다. 낯익은 노파에게서 월선네가 강원도 삼장시하고 눈이 맞아 떠났다는 소리를 듣는다. 이용은 죽을 것만 같이 힘이 빠진다.
윤 씨 부인은 문의원을 불러 상의를 한다. 최치수가 사냥을 하려 한다 하고 구천이를 찾아 나설 심산이라 얘기한다. 문의원은 우관선사와 상의해 보겠다며 물러나온다. 간난할멈은 환이도령과 별당아씨를 함양땅 강청에서 보았다는 얘기를 전한다. 문의원은 회상한다. 1866년 천주교도에 대한 대학살이 있고 윤 씨 부인의 친정은 결딴이 난다. 이십여 년 전에는 윤 씨 부인에게서 태맥을 느끼고, 간난할멈은 아씨를 구해달라 애원을 한다. 문의원은 우관스님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듣게 된다. 백일기도를 하는 윤 씨 부인을 겁탈한 사람은 우관선사의 동생 김개주였던 것이다.
최치수는 김평산에게 강포수를 데려오라고 심부름을 시킨다. 깊은 산속에서 강포수를 만났는데, 강포수는 최참판댁 종놈되는 것이라 거절하지만 신식총을 구해온다는 말에는 솔깃해진다. 조준구는 신식 엽총을 구해오고, 이 엽총은 강포수를 산에서 내려오게 했다. 최치수가 행랑방 한 칸을 정해주어서 거처하게 된 강포수는 얼마 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끼는데 그가 하는 일이라곤 뒷당산에 올라가서 최치수의 사격연습을 구경하는 일뿐이다. 반면, 몇 번 스쳐 지나가다 말을 건네고 남모르게 술과 고기를 디밀어 주곤 하는 귀녀를 보며 심란해지기도 하고 공연히 즐거워하기도 한다. 어린 귀녀에게 반한 것이었고, 이제 강포수를 묶어둔 것은 엽총이 아닌 귀녀였다.
사방이 어두워진다. 짙게 어두워졌다. 칠성이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삽짝을 빠져나간다. 뒤켠으로 당산을 거슬러 올라 삼신당 앞에 갔을 때 귀녀는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다. 귀녀는 목욕을 하고 동자불 앞에 초를 세우고 수없이 머리를 조아린다. 오로지 소망을 들어달라는 간절함으로 칠성이와 정사를 가진다. 멀지 않은 돌다리에서 평산은 파수꾼 노릇을 하고 있다.
문전에 하인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서 상전을 전송하고 있다. 치수는 하인 수동이 한 사람만 데리고 강포수와 단출하게 출발한다. 수동은 산행이 한 갓 사냥놀이에 불과하지 않음을 느낀다. 최치수는 어머니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고자 했다. 윤 씨 부인이 절로 떠나기 전 문의원의 방문, 영신을 속있이니 벌을 받을 거라는 무당 월선네의 언동, 절에서 내려온 날 백랍으로 빚은 것 같은 어머니의 모습을 연결시키려 한다. 동학난이 지난 때 이동진으로부터 김개주란 자가 우관의 친동생임을, 김개주의 아들놈은 관옥같은 인물로 홀아비 손에 키워졌다는 것을 듣고 혼란스러워했다. 치수는 연곡사에 들러 우관선사에게 자신의 의심과 사냥의 목적을 은연중 드러내고 우관은 비밀이 누설되었을 리 없다고 믿는다.
최치수 일행은 계곡과 관목지대를 지나 곡사 근방까지 깊숙이 들어간다. 나무 사이에서 총구가 움직이는데 구천아! 수동이 외친다. 총성이 산을 흔들고 몸뚱어리는 솟구치더니, 몇 번 구르고 바위를 넘어 달아난다. 이틀 동안 산을 샅샅이 뒤졌으나 구천이의 모습을 다시 찾질 못했다.
추석이 다가오고 있어 일행은 하산해서 돌아온다. 추석이 지난 후 강포수는 최참판댁에 있기가 거북하고 눈치가 보인다. 밤이 되면 귀녀가 있는 곳으로 귀가 쏠려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을 보낸다. 귀녀는 조심스레 사방을 살피며 밖으로 나오는데 불문곡직하고 강포수의 손이 덜미를 잡는다. 귀녀는 치성 디리러 간다 앙칼지게 말한다. 귀녀는 당산 쪽이 아닌 초당 쪽으로 강포수를 밀어내고 강포수는 귀녀에게 같이 살자 애원을 한다. 죽으면 죽는다 달려드는 강포수를 말리며 귀녀의 생각은 민첩하게 돌아간다. 칠성이든 강포수든 필요한 것은 남자의 씨 아닌가! 귀녀는 탄로 나면 끝장남을 다짐받고 강포수에게 안긴다. 강포수의 모습은 눈물겹도록 지순한 광경이었고, 귀녀는 동침의 비밀, 쾌락을 느끼기 시작한다. 다음, 다음 날 최치수는 또다시 수동이를 데리고 강포수와 함께 산을 향해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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