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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이웃> 요약

밭알이 2022. 10. 29. 21:48

  <나의 아름다운 이웃>은 박완서 작가의 짧은 소설집이다. 1981년 <이민 가는 맷돌>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최초이자 유일한 콩트집을 십여 년 만에 <나의 아름다운 이웃>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살려낸 책이다. 1995년의 일이다. 작가는 콩트 쓰는 맛에 대해 '방 안에 들어앉아 창호지에 바늘구멍을 내어 바깥세상을 엿보는 재미'로 비유하였다. 

  여자는 하고 싶은 말을 단숨에 해버리고 남자의 우울한 얼굴을 살피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얘기를 의심스러워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니. 그들의 사랑엔 고비가 많았다. 어린 나이에 사귐을 시작한 그들을 부모들은 고3이 공부는 안 하고 연애에 먼저 눈을 떴으니 볼장 다 봤다고 노발대발했다. 다음에는 양가의 지체가 문제가 되었다. 외아들, 홀어머니, 넉넉지 못한 형편. 여자는 꿋꿋한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고 군 복무라는 최후의 난관까지 잘 넘겨주었다. 이제 결혼이라는 절차만 남겨놓고 있었다.
  '궁합이 너무 나빠요. 우리 둘 사이엔 공방살이 끼었기 때문에 자기 아니면 내가 죽는다니 어떻게 결혼을 해요. 난 못해요. 사랑하기 때문에 못 한단 말이에요.'
  못 믿겠다는 남자에게 여자는 점쟁이 집을 가르쳐주었다. 남자 앞에 앉은 점쟁이 말이 '남녀 간에 있어 일방적인 사랑의 소멸과, 거기 따른 편리한 거절의 필요성 때문에 궁합이 발전한다고 보는데...', 남자는 심장이 찔리는 듯 신음했다. '궁합'의 요약이다(요즘도 궁합이 이렇게 강력할까). 이성과의 만남, 연애, 연애에 대한 추억 이야기로 십여 편을 담았다.

  선영은 큰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본다. '역시 사회생활은 하고 볼 거라니까.' 그녀는 불과 석 달 사이에 몰라보게 세련되고 생기발랄해진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만족했다. 남편은 관대했고 격려해 주었다. '기혼 여성은 별수 없단 소리 안 듣도록 잘해요.' 따끔한 충고까지 해 주었고, 가정부까지 구하게 되어 선영은 더 바랄 게 없었다. 선구적으로 가정과 직업을 양립시키겠다는 의욕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매일 퇴근길에 남편과 만나서 집에 같이 들어간다. '다 좋은데, 퇴근할 때 당신이 열어주지 않는 집은 왜 그렇게 썰렁하지!' 남편의 말 때문이었다. 오늘도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남편의 모습이 시들하다. '그걸 이제 알았어? 감기 든 지가 벌써 며칠 짼데.....' 
  약국을 들른다. 약사는 선영을 유심히 살펴본다. '수면제를 너무 과용하는 것 같아요.' 선영은 놀라고 이내 흐느낀다. 어린 두 아이들을 가정부한테 맡기고부터 얼굴이 부석부석하고 엄마 아빠를 만나도 어릿어릿해했는데.... 선영은 그녀의 새로운 생활이 허망하게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꿈은 사라지고'의 요약이다(먼저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남편이 좋은 남편일까). 결혼 이후의 여자 살이 이모저모를 십여 편으로 담았다.

  그 외에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도시생활 이야기를 담았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 46편은 바뀌었으면서도 여전하기만 한 우리들 이야기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

* 유신시대의 '잘 살아보자'와 맞물려 대기업이 생겨나고 기업들이 다투어 사보를 만들고 사보에서 선호하는 문예물이 바로 콩트여서 좋은 원고료 때문에 성의껏 썼단다. 문득, 높은 원고료에 회의가 생기고 자기 세계도 확립하기 전에 돈 맛부터 알게 된 자신이 싫어 안 쓰기로 작정했단다. 
* 박완서의 짧은 소설에 대해 '결코 소홀하거나 가볍지 않은 삶의 반전이 숨어있다'라고 개정판은 얘기한다. 일의 형세가 반대로 되는 반전은 오헨리가 전문이다. '꿈은 사라지고'처럼 반전도 있지만, 박완서의 짧은 소설은 '감추어진 속내의 드러남'이다. 속내를 알았을 때 쿵! 하고 가슴이 흔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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