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한 몸집의 윤이병이 대문께에 서 있다. 송장환을 찾아왔는데 멍청한 모습이다. 강가로 나가더니 한 숨을 쉰다. 누이가 집에서 도망을 와서 돈 마련해 주길 청한다. 윤이병은 거짓말을 했다. 삼 년 전, 예배당에 나가면서 알게 된 애인의 집안이 망하기 시작했다. 아비가 투전에 재미를 붙여 가산을 탕진한 끝에 딸을 술집에 팔아먹은 것이다. 그 후 여자는 어떤 사내가 몸값을 치르고 빼내서 해삼위로 갔는데 여자는 도망을 쳐서 윤이병을 찾아왔었다. 사나흘 후 사내가 들이닥쳐 여자를 앗아갔다. 지금 비슷한 일이 또 생긴 것이다. 그 사내가 바로 김두수요, 여자의 이름은 심금녀. 해는 서쪽 편으로 기울고 김두수는 같은 마차를 타고 가는 나그네와 얘기를 나눈다. 나그네는 왼편 귀 근처로 해서 입술 가까이까지 푸르스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