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자동텐트'를 구입해 방에서 펴본 어느 네티즌이 블로그에 올린 사용 후기다. 이 글은 '거시기 화법'이라는 약점을 안고 있다.
O 자동텐트를 이 가격에 구매하기는 어렵지요. 해당 가격에 만족스런 제품입니다. 일부 마무리 부분이 아쉽지만요. 일단 방에서 텐트를 쳐본 모습입니다. 약간 작은 듯하지만 나름 만족스럽지요. 텐트 안에서 보면 불빛이 새는 부분이 있어요. 박음질한 부분들인데. 이런 부분 때문에 비 올 때 제대로 방수가 될는지 의심스럽더라고요. 텐트 문을 묶어주는 끈이 하나가 짧아요. 이런저런 부분들이 아쉬운 점이 있지만 조금만 더 다듬어준다면 좋은 제품이 될 듯하네요.
그런 대로 뜻을 잘 전달하는 글이다. 그런데 이 짧은 글에 '부분'을 무려 다섯 번이나 썼다. 방송 뉴스나 시사 토론에 나와서 '부분'이라는 말을 남발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그 많은 '부분'을 어떤 단어로 대체하면 좋을지 생각한다.
자동텐트 사용 후기를 올린 네티즌이 자기 뜻을 제대로 표현했다면 이런 글이 되었을 것이다. '부분'을 모두 적절한 단어로 바꾸고 문장을 조금 손보았다.
O 자동텐트를 이 가격에 사기는 어려워요. 가격을 고려하면 만족스런 제품입니다. 마무리가 부실한 점이 아쉽지만요. 일단 방에서 텐트를 쳐봤습니다. 약간 작은 듯 하지만 나름 만족스럽지요. 텐트 안에서 보면 불빛이 새는 곳이 있어요. 박음질한 실이 지나간 틈인데, 이것 때문에 비 올 때 제대로 방수가 될지 의심스럽더라고요. 또 텐트 문을 묶어주는 끈 하나가 짧아요. 이렇게 마무리가 허술해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조금만 다듬어준다면 좋은 제품이 될 듯하네요.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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