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적', '재앙적' 등의 표현으로도 부족해서 이제 기후위기는 인류의 생존 자체에 의문을 던지는 '실존적' 위협으로 묘사된다. '실존적 리스크'가 정확히 무슨 뜻인가? 이 주제를 오랫동안 천착해온 옥스퍼드대학의 닉 보스트롬(Nick Bostrom)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실존적 리스크는 지구에서 기원한 지성적 생명체의 때아닌 멸종을 위협하거나, 그 생명체의 바람직한 미래 발전을 위한 잠재성을 영구적이고 급격하게 파멸시킬 수 있는 리스크를 말한다. (...) 이 문제를 연구한 대다수 학자들은 21세기에 완전히 실존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확률을 10~20퍼센트 정도로 추산한다." 실존적 리스크가 이번 세기 내로 인류가 다 없어질 수 있는 위험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보스트롬도 지적하듯이 이른바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