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공부/노화맞이

허리디스크

밭알이 2022. 12. 16. 12:00

이름 : 박**
성별 : 남

52년 12개월 사용(2022년 1월)
  허리를 굽히기 힘들게 된 것이 몇 주가 되었다. 바지를 입거나 양말을 신기 위해 허리를 굽히기 힘들다. 허리에 무리하게 힘이 들어가고 근육을 경직시키며 통증이 생긴다. 통증을 느끼며 움직임마다 단말마의 신음이 입에서 흘러나온다. 허리를 편 후 걸음을 걸으며 통증이 잦아든다.


  일 년 전쯤 육 개월 정도 헬스를 했다. 허리 살도 줄이고 근육도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허리를 조금만 기울여도 허리에 부담되는 느낌과 더 굽히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허리에 힘을 꽉 주어 바지를 입게 되고, 벗을 때는 손을 벽에 지지하고 발을 들어 올려 벗는다. 한쪽 발을 넣고, 다른 발을 넣을 때는 통증에 서둘러 무리하게 되고 식은땀이 나기도 한다. 양말을 신을 때도 비슷하여 최근에는 주저앉아 신고 있다.
  풋드랍(Foot Drop)까지 진행되었던 허리디스크 질환은 다행히 수술까지는 하지 않았고, 견인치료와 다른 물리치료-예전부터 간간히 받아 왔지, 목도 그렇고-를 몇 주 받은 후에 헬스를 시작했었다. 꺼꾸리가 좋다고 해서 근력운동 전후에 했었고, 코로나19로 헬스장을 가지 못하면서 운동을 쉬게 되었다. 허리가 불편한 것은 계속이었다. 세면기에서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을 때면 허리가 끊어지듯 아파 이를 물고 닦았다.


  자세가 중요하다고 해서 허리를 곧추 세우고 배 쪽으로 당겨 에스자를 만드는 자세로 지냈다. 목디스크 때문에 목을 뒤로 밀어 턱을 당기는 자세로 보행을 하고, 의자에 앉고, 앉았다 일어날 때도 그런 자세를 유지하고, 세면 할 때도 엉덩이를 뒤로 밀고, 운동할 때도 그런 자세를 신경 쓰며 운동을 했다. 움츠린 어깨를 펼치고, 고개를 치켜들고, 턱을 당기고, 자세를 신경 쓰며 보행에 주의를 기울였다. 특히, 움츠린 어깨는 어느 순간 되돌아가 자주 자세를 고쳤다. 바른 걷는 자세와 앉는 자세는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하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허리 통증이 심해진 것이다. 정형외과에 가야겠다는 마음도 먹고, 한편 좀 편한 자세를 가져보자는 생각도 들었다. 무리하게 에스자 허리를 유지하지 말고 약간 풀어주고, 허리를 숙일 때에는 등을 굽게 하였다. 하루 이틀 지내보니 효과가 있었지만, 오목한 에스자와 완만한 D자를 변환할 때의 불편함과 허리를 숙이고 장시간 고정된 자세를 유지할 때의 통증은 다소 줄었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그래도 에스자만 유지하는 경직된 자세보다는 생활하기가 나아졌다.


  2022년 1월 동네 재활의학과 의원을 찾았다. 정형외과, 물리치료, 재활치료 전문이다. 의사는 통증이 생길 때까지 허리 숙이기, 뒤로 젖히기(통증 없음), 엎드린 상태에서 꾹꾹 눌러가며 척추의 통증 유무, 척추 오른쪽 또는 왼쪽의 통증 유무(오른쪽에 통증), 허리선에서 아래쪽 또는 위쪽의 통증 유무(위쪽)를 살펴보았다. 엑스레이 촬영 후에 살펴보니 4~5번 디스크 사이가 선명하지 않다. 4,5번 디스크의 모서리가 돌기만큼 자라 있다. 눌리면서 뼈에도 변화가 생긴다고 한다. 상체를 숙일 때와 젖힐 때 척추의 변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적당한 운동을 권고받았다. 되도록이면 허리를 숙이지 말고, 의자에 앉아 있을 때에는 허리 자세를 엉덩이를 쑥 집어넣어 에스자를 유지하라고 한다. 진료 후에는 물리치료를 받았다. 진동 마사지, 타격감 있는 등허리 두들기기, 전기 충격 마사지, 온열 찜이었다. 한결 낫다. 
  허리 숙이기는 조심하고, 에스자를 과하게 유지하지 않고, 에스자와 그 반대로 척추의 움직임을 신경 쓰며 자연스럽게 반복한다. 지금은 적당한 운동을 하고 물리치료를 꾸준히 받으며 관리할 생각이다.

53년 6개월 사용(2022년 7월)
  얼마 전까지 자연스럽게 허리를 뒤로 밀며 허리를 굽히는 동작을 반복해서 10회 정도 했다. 집에서 틈틈이, 혼자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때 하루에 한 두 차례씩은 한 듯하다. 안타깝게도 허리, 허리 주변의 통증, 왼쪽 다리 바깥쪽의 통증은 변함없다. 허리를 처음 숙일 때의 고통은 식은땀을 일으키고 고통이 얼굴에 잠기게 한다. 잘못된 판단으로 고통만 가중되는 꼴이었다.


  불편함은 텔레비전을 볼 때 건강 관련 방송에 눈길이 가게 하는데, 다른 내용은 관심 없는 편이고 허리 관련 방송이 있는지는 궁금했던 듯하다. '명의'에서 관련 방송이 나왔다. '신전운동만으로 고통이 그친다, 자연치료가 된다.' '허리디스크는 운동으로 고치는 것이 아니다.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자세를 고쳐야 한다.' '잘못된 동작은 한 번에 디스크를 터지게 합니다.' 1부를 보고, 2부를 찾아봤다. 한 달 정도 틈틈이 신전운동을 했다. 약간의 차도가 생기니 더 자주 하게 되었다. 허리 통증은 남아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왼쪽 다리의 통증도 남아 있다. 많이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 허리를 약간 굽히거나 하는 동작에서 고통은 확실하게 줄어들었다. 
  돌이켜보면, 재활의학과 의사의 말은 맞았다. 단지, 내게 와닿지 않은 것이다. 병원에 가면 늘 듣는 얘기였기 때문이다. 변화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많은 말들은 부족하고 아쉬운 말들이다.

53년 8개월 사용(2022년 9월)
  '명의'관련 동영상을 찾아보고 운동을 시작했다. 30분 걷기, 20분 근력운동. 7월 마지막 주에 시작하여 두 달 가까이 되었다.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등배근을 키우고 있다. 허리의 통증은 디스크로 모여드는 듯하고, 왼쪽 다리의 둔중한 느낌이 아직 있다. 허리를 구부릴 때의 고통도 약간 줄어든 듯하지만 여전하다. 아직 시험해 볼 때가 아니다. 허리를 무리하게 움직일 때가 아니다.

53년 8개월 사용(2022년 9월 20일)
  아침 출근길, 방사통이 안 느껴진다. 왼쪽 다리에 그냥 가벼움? 이 있다. 고통에서 벗어난, 오랜 고통에서 벗어날 듯한 시원함이 있다. 마음에까지 전달된다. 2022년 9월 20일이다. 신전운동을 한 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았다. 희망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고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기억하면 좋은 날이다.

53년 11개월 사용(2022년 12월)
  아침 운동은 5개월을 채워가고 있다. 25분 걷기, 15분 근력운동. '앉아 다리 밀기'는 66킬로그램, '앉아 머리 위 팔 당기기'는 71킬로그램 정도. 팔 당기기는 턱걸이 횟수를 늘리고 싶은 욕심에, 다리 밀기는 허벅지 근육을 키우고 싶은 마음으로 무게를 늘렸다. 허리 통증은 디스크 주변으로 모아졌고, 허리를 구부릴 때나 아침 일어날 때 주로 아프다. 
  9월 20일 느꼈던 시원함은 그 후로는 뜸하고 방사통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여전하다. 최근에는 발바닥 중앙부에 통증이 느껴졌다. 며칠 지속되었는데 걸음이 불편한 정도였다. 신전운동을 소홀히 한 것인가 싶어 신전운동을 좀 더 자주 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운동을 쉬었다. 피곤도 했고 일도 있었다. 월요일 아침, 다른 때와 달리 허리 통증이 가볍다. 아침운동을 안 하고 샤워할 때면 느꼈던 고통을 그만큼은 느끼지 않았다. 휴식의 효과인가? 운동을 과하게 하거나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