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정촌에 한복이가 내려섰다. 한복이는 거리를 바라보며 몸을 떤다. 사방을 살피며 천천히 걸음을 옮겨놓는다. 상상하기조차 힘든 거금을 몸에 지녔다는 그 자체가 한복으로선 가장 무서웠다. 한복이는 공 노인의 객줏집을 찾아 들어갔다. 한시라도 바삐 짐을 넘겨주고 싶다. 공 노인을 마주친다. 한복이는 전대를 끌러 공노인 앞으로 밀어놓고 평사리 소식을 전한다. 열흘 후 길상을 만나고 길상과 함께 훈춘행 마차를 탄다. 장인걸과 송인환의 환대를 받고 주연을 갖는다.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얘기는 계속되는데, 한복이는 얼떨떨하다. 장인걸과 송인환의 귀빈 대접이 자신의 형, 거복이 때문임을 깨닫는다. 자신을 이중삼중의 그늘에 숨겨진 인물로 만들려는 의도인 것이다. 원망과 우울함 속에서 살인자인 아버지, 매국노인 형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