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깐이 집의 국밥, 무를 엇비슷이 썰어 넣고 끓인 생대굿국이다. 석이 입에 쫄깃쫄깃한 대구 살이 달다. 젖 빛깔이 방울방울진 고기는 입속에 들어가기가 바쁘게 녹는다. 향긋한 생파 내음, 사발의 바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발을 기울이며 남은 것을 아쉽게 퍼올리는 석이 모습을 여자는 멸시의 눈으로 힐끗 쳐다본다. 눈살을 찌푸린다. "아지마씨." "예." "물지게꾼이 내놓는 국밥 값은 썩은 돈이오?" "무슨 말을 그렇게." 느닷없이 하는 말에 여자는 당황한다. "똑똑히 들으시오, 각시. 그렇지 두만이 각시믄, 작은 각시든 큰 각시든 각시는 각시니께로." "아니." 얼굴이 벌게진다. "보소 서울각시, 각시 씨애비 씨에미 그라고 서방도 다 그렇기 누데기옷을 입고 살아왔소. 그거는 그렇다 치고 또 니는 머꼬?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