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절은 도끼와 톱을 꺼내어, 오막살이를 지을 나무를 베는 사나이를 도와 강쇠는 일을 했다. 나무를 찍다 말고 담배 한 대를 피우며, "형씨." "예." "나도 어지간하지마는 형씨도 어지간하요." "예? 와 그랍니까?" "여태 통성명이 없지 않소?" "앗, 참, 이거. 내 정신이 아닌갑소." "나는 김강쇠요." "예. 지는 안가고 이름은 또병입니다. 형씨 나이는 우찌됩니까?" "마흔다섯이오." "아이고, 그라믄 형님뻘이구마요. 지는 마흔하나올시다. 그라믄 앞으로 형님이라 부르겄소." 하더니 넙죽 절을 한다. "한창 일할 나이구마." "그러씨요. 사십이 넘어서 처가숙 데불고 길거리로 나왔인께 나일 헛묵은 거 아니겄소?" "거기보다 백배 천배 나은 사람도 나이 헛묵었다 하더마. 사람 사는 기이 다 그런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