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으로 경멸하겠지요." 술잔을 내려다보며 처음으로 뇌었다. 소림이 꿈적하고 놀란다. 의외였던 것이다. "양교리댁 문중에서는 한빈한 무명청년을 경멸했을 테지만 소림 씨는 이 집에 장가온 나를 경멸했을 거요." 소림의 눈이 커다랗게 벌어진다. "여러 번 파혼하고....... 어디든 떠나려 했었소. 믿고 안 믿고는 소림 씨 자유겠지만, 네, 자유지요." "그, 그런데요?" "고집, 빗발 치듯한 비난과 과장된 화제, 조롱, 그런 것과 싸우는 심정 이겨보려 했지요." "그럼 싸움에 이기기 위해 저랑 결혼했나요?" 또렷하고 단호한 목소리다. 정윤은 당황하며 소림을 쳐다본다. 눈이 처음으로 마주친다. "애초엔 무, 물론 그렇지 않았지요. 그럴 이유도 없었고, 양교리댁이나 소림 씨가 다 함께 다시없는 좋은 혼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