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는 연못 속에 퐁당퐁당 돌을 넣으면서 흥얼거리고 있었다. 하늘은 유리알같이 맑게, 햇빛이 그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삼월아! 나 업어주어." 서희가 쫓아왔다. "그러지요, 애기씨." 삼월이는 얼른 툇마루에서 일어나 서희에게 등을 내밀었다. 삼월이는 서희를 업고 뜨락을, 왔다갔다 하면서 봉순이를 따라 흥얼흥얼하더니 뚝 끊는다. 봉순이는 더늠으로 심청가 중의 걸유육아의 대목을 부르고 있었다. 아가아가 우지마라 너의모친 먼데갔다 낙양동촌 이화정에 숙낭자를 보러갔다 황릉묘 이비한테 회포말을 하러갔다 너도너의 모친잃고 설움겨워 우느냐 우지마라 우지마라 너팔자가 얼매나좋면 칠일만에 어미잃고 강보중에 고생하리 우지마라 우지마라 해당화 범나비야 꽃이진다 설워마라 명년삼월 돌아오면 그꽃다시 피나니라 삼월의 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