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출근길은 지하철 1번 출구를 올라가면서 시작된다. 백화점 정문이 나오고 그 옆으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요즘 유행하는 명품 구매대행 알바, 줄서기알바다. 오늘은 정문 옆 루이ㅇㅇ 쇼윈도부터 에르ㅇㅇ 쇼윈도를 넘어 백 미터는 됨직하다. 오늘은 어느 매장의 오픈런일까? 새벽을 지난 모습이어서 두툼한 겨울외투를 입고 발을 동동거린다. 침낭 속에 들어가 간이의자에 앉아 있기도 하고 자리를 깔고 누워 움직임이 없는 이들도 있다. 스마트폰을 보기도 하고 여럿이 있는 가운데 휴대용 컴퓨터를 보는 이도 있다. 2021년 여름쯤인가. 이 줄 서기는 눈에 띄었다. 그 이후로 수 십 차례 보았는데, 오늘은 천천히 바라보며 생각하게 된다. '이 줄 서기는 왜 내 눈을 끌고 바라보게 만드는 거지?' 지하철에서 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