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박완서 작가의 짧은 소설집이다. 1981년 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최초이자 유일한 콩트집을 십여 년 만에 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살려낸 책이다. 1995년의 일이다. 작가는 콩트 쓰는 맛에 대해 '방 안에 들어앉아 창호지에 바늘구멍을 내어 바깥세상을 엿보는 재미'로 비유하였다. 여자는 하고 싶은 말을 단숨에 해버리고 남자의 우울한 얼굴을 살피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얘기를 의심스러워한다.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니. 그들의 사랑엔 고비가 많았다. 어린 나이에 사귐을 시작한 그들을 부모들은 고3이 공부는 안 하고 연애에 먼저 눈을 떴으니 볼장 다 봤다고 노발대발했다. 다음에는 양가의 지체가 문제가 되었다. 외아들, 홀어머니, 넉넉지 못한 형편. 여자는 꿋꿋한 방패막이가 되어 주었고 군 복무라는 최후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