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글쓰기 74

<오 헨리 단편선> 요약

'마지막 잎새'를 읽고 싶었다. 책방에서 책을 둘러보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기는 하지만. 어떤 큰 계기가 있어야만 할까. 느낌을 가질 만한 환경을 만들고 내 주위에서 떠도는 그것과 손 잡으면 되는 거 아닐까. 그러다가 다른 감상도 가지게 되고. 은 스물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오헨리의 작품은 1903년 선데이 월드에 매주 한 편씩 작품을 게재하기 시작하며 1905년까지 절정에 달한다. 이백 육십 편이 넘는 작품을 썼으니 스물여덟 편 정도는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갑작스러운 반전을 거쳐 예기치 못했던 대단원에 이르는 식의 플롯 구성 방식이 오헨리 작품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 이를 테면, 병상에 누운 채 창밖 나무에 매달린 마지막 이파리가 떨어지면 자신도 결국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야기 '마..

3부 1편 만세 이후

동대문 밖 골목 상현이 거처하는 집에 억쇠가 찾아왔다. 마음과 몸이 지칠 대로 지친 모습이다. 상현이 소식 없는 것에 화가 나서 악을 쓰지만 이내 호소 조로 나온다. 격하고 편협한 상현의 성질을 알기 때문이다. 지난 삼월의 만세 시위가 상현의 눈앞을 지나간다. 시위군중 속에서 서의돈과 눈물을 나누고 '조선 놈들 제법이다' '독립되는 날에 밟혀 죽읍시다!'라고 외쳤었다. 이제 서의돈은 상해로 가버리고 독립운동의 불씨는 잦아들어 버렸다. 상현은 해외의 뭇 단체나 독립투사에게 기대를 걸지 않는다. 상현은 자신에게도 절망하여 수렁에 빠져 있다. 전라도의 갑부 아들 전윤경을 따라 전주에 내려간다. 전주에 봉순이 있다는 소문을 들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동행한 것이다. 기화의 집을 알아내 기화의 처소에서 시간을 보..

24 늙은 용이, 아들 홍이와의 대화

저녁 무렵 용이는 홍이를 데리고 산소로 올라갔다. 술을 부어놓고 삼배하고 술을 뿌리고 나서 부자는 서로 멀거니 바라보며 풀밭에 앉았다. "홍아." "예." "니하고 나하고는 시작도 못하고....... 내가 늙어부린 것 겉다." 홍이는 고개를 떨구었다. 무엇을 시작해보지도 못하였는가 잘 알겠기 때문이다. 부자간의 정의도 나누어보지 못하고, 그리고 죽을 날이 가까워왔다는 뜻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마당에 후회나 뉘우침은 없고, 오로지 아들에게 조상의 무덤만을 맡기고 떠나게 되는 것이 안쓰러운 것이다. "아부지!" 홍이는 고개를 떨군 채 흐느껴 운다. 무엇 때문에 세상에 둘도 없는 부자가 싸늘하게 살아야 했던가. 처음에는 아비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다음에는 자신이 받는 고통 때문에, 분출할 길이 없는 젊음..

23 서희와 조준구의 최종거래

"집은 얼마에 내놓으셨지요?" 서희의 침묵이 깨어졌다. "집을 내어놓다니?" "......." "집문서는 언제든지 내줄 수 있고 명의변경도." "안 파시겠다, 그 말이구먼." "그, 그렇지." "그러면 만날 필요가 없지요." "굳이 그렇다면야," "굳이가 아니에요!" 서희 눈에서 불덩이가 떨어지는 것만 같다. "그러니까 지금 내가 필요한 돈은 오, 오천 원인데," "오천 원에 내놓으셨군요." "......." "서류는 가져오셨나요?" "가, 가지고 있지." "유모." "예, 마님." "안방에 가서 머릿장 속에 있는 푸른 보자기를 가지고 오시오." "네." 유모가 나간 뒤, "고맙네, 고마워." 서희는 남쪽으로 트인 창문에 눈을 준 채 가만히 앉아 있었다. 이윽고 유모가 나타났다. 서희는 지폐 다발을 내민..

<백범일지> 요약

는 김구 선생님의 자서전이다. '자서전'이라니! 부끄럽다. 얼마나 많이 들었을까? 책 제목을. 그 익숙함에 생각 없이 빠져들어 책 표지를 넘겨 볼 생각을 안 했다. 일부러 경교장을 찾아가 서거하신 장소를 살펴보기도 했으면서. 를 어떻게 알고 있었던 것일까? 지금 나이 들고 교육받은 지 오래됐을지라도 '자서전'임을 모른 것은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증거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은 증거다. 책은 상권과 하권, 계속 편과 그 유명한 '나의 소원'으로 구성된다. 상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이 되고 죽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한 때에 어린 두 아들에게 자신의 지낸 일을 알리자는 동기에서 상권을 집필했다. 선생이 53세 때였다. 어린 시절부터 중국 망명까지, 명성황후 시해를 복수하는 치하포 의거, 세 번의 투..

<이갈리아의 딸들> 요약

주인공 페트로니우스는 소년이다. 뱃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부모는 좀 더 현실적인 꿈을 가지라고 조언하다. 한 살 반 어린 여동생은 늘 그를 못 살게 굴었다. 오늘도 '남자 뱃사람이라니!'하고 놀려댄다. 그는 아빠를 이해하기 어렵다. 아빠는 엄마를 기쁘게 하려고 쓸개까지 다 빼주면서도 아빠 시간 중의 상당한 시간을 엄마한테 시달리기 때문이다. 페트로니우스는 십 대 중반으로 최근 많이 자란 것을 부끄러워한다. 페호(남자들이 페니스를 받치기 위해 입는 옷)를 입어야 하는 때가 됐기 때문이다. 페호는 끔찍하게 불편하다. 허리띠는 피부를 파 들어가고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그는 자신의 외모를 부끄러워한다. 살찌는 방법을 셀 수도 없이 시도했지만 비쩍 마르기만 했다. 소녀들은 '말라깽이! 말라깽이!' 하며 그를 놀..

21 죽어가는 월선과 용이의 만남

섣달그믐 날 해거름이었다. 망태 하나를 어깨에 걸머지고 초췌해진 사내가 집안으로 들어섰다. 솜을 두어 누덕누덕 기운 반두루마기도 벗어던진다. "홍아!" "홍아! 아버지 왔다!" 홍이 안방 문을 박차듯 뛰어나온다. 동시에 작은방의 문이 떠나갈 듯 열렸고 영팔이와 두매가 나왔다. 홍이의 얼굴은 홍당무였다. 모두 벙어리가 되어버렸는지 용이 뒷모습을 쳐다본다. 누구 한 사람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몸 전체에서 뿜어내는 준엄한 기운에 세 사람은 압도되어 선 자리에 굳어버린 채다. 방문은 열렸고 그리고 닫혀졌다. 방으로 들어간 용이는 월선을 내려다본다. 그 모습을 월선은 눈이 부신 듯 올려다본다. "오실 줄 알았십니다." 월선이 옆으로 다가가 앉는다. "산판 일 끝내고 왔다." 용이는 가만히 속삭이듯 말했다. "야...

2부 5편 세월을 넘고

밤이 저물고 길상은 자리에 쓰러진 후 얼마쯤 지나 눈을 뜬다. 부신 눈에 흰 버섯 같은 두 개의 얼굴이 보인다. 아내와 둘째 아들, 생후 육 개월 된 윤국의 잠든 얼굴이다. 길상은 유모 곁에서 꼼짝 않고 잠들었을 큰아들 환국이를 생각한다. '하나는 내 목을 감고 둘은 각각 내 한 팔씩을 감고, 그러면 나는 꼼짝할 수 없지. 꼼짝할 수 없구말구.' 답답하다. 서희는 금년은 아니어도 명년에는 돌아갈 것이다. '내가 왜 거길 가나. 뭣하러 돌아가나.' 길상의 마음은 복잡하다. 지금까지, 돌아가는 일에 대해서만은 길상은 타인이었다. 오 년 동안, 서희가 독단으로 일을 진행해왔었다. 서희는 서희대로 얼마나 외로웠을 것인가. 정체 모른 근심이 서희를 어지럽히고 있다. 서둘러야겠다는 생각으로 입술을 굳게 다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