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작가상> 수상 작가 임영태의 수상 소감이다.
'가끔 '과연 소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 (...) 나 같은 애송이가 이런 질문을 갖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기보다 차라리 같잖은 짓이다. 그럼에도 가끔, 예컨대 내가 쓴 글들이 내 자신에게로 되날아오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그런 때, 일종의 당혹감으로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 <오늘의 작가상>이라는 권위 있는 상을 받으며, (...) 나는 다시 묵직한 압박감 속에 소설을 쓴다는 게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묻고 있다. (...) 아무튼 이러한 질문과 사유를 통해 그나마 작가로서의 진정성이 유지될 거라는 생각으로 겨우 내 부끄러움을 달랜다. 기쁘다.'
이 소설에 대해 예심 심사를 한 우찬제의 평이다.
'(이 소설은) 비교적 안정감을 지니고 있는 편이다. 1970년대 말쯤으로 짐작되는 시간 배경 위에 고졸 실업자 군상들의 일그러진 초상을 통해 우리 사회의 밑흐름을 조망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좀 철 지난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해서가 아니라, 소설 의식 면에서 다소간 퇴행성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작품이다.'
본심 심사를 한 최인훈의 평이다.
'문장력이 안정감을 주는 수준에 있다. 유연하기도 하고, 순발력도 있고, 정확하기도 한 이만한 표현력에 오기까지는 충분한 수련을 거쳤으리라는 인상을 준다. 이 작품에서는 크게 보아 두 가닥의 이야기 줄거리가 병행되기도 하고 교차되기도 하는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가 작품에 대한 최종적 판단의 갈림길이 될 것 같다. 두 갈래가 더 긴밀하게 연관되든지, 아니면, 대담하게 한쪽을 버림으로써 초점이 선명하든지, 중간을 택해서 한 갈래를 더 강조하고 나머지 갈래는 지금보다는 훨씬 질, 양 모두 절제해서 가락을 낮추든지-이런 고려를 해볼 만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갖게 만드는 아쉬움을 떨쳐버리기 어렵다.'
이문열은 이렇게 평했다.
'가장 두드러진 미덕은 잘 읽힌다는 점이다. (...) 세상을 보는 작가의 시각도 믿음직스러운 데가 있고 문장도 오랜 수련의 흔적이 있다. 그러나 작품에는 두드러진 결점들도 많다. '두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갈래는 인물들의 돌출과 과장이 심하고 서술의 밀도도 떨어지는 곳이 많다. '우리'를 중심으로 하는 갈래는 사회의식의 도입(수배 중인 운동가의 출현)이 서툴러 군더더기를 보탠 느낌이다. 거기다가 더욱 두드러진 실패처럼 보이는 것은 그 두 갈래 이야기의 내적 연결이다. 독법에 문제가 있는지 모르지만 현재로는 '두호'와 '우리'가 친구 사이라는 것 외의 어떤 연결의 필연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마지막으로 이남호는 이렇게 평했다.
'문장 또는 묘사가 안정감을 주며, 잘 읽힌다는 장점을 가진 작품이다. 거기다가 고달픈 세상살이를 관찰하고 묘사하는 작가의 어조는, 인간적 신뢰를 느낄 수 있을 만치 균형 잡혀 있고 의젓하다. (...) 그러나 이 작품 역시 서사성이 약하다. 두호의 삶과 우리의 삶이 대위되어 전개되는데, 그 대위법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지 못한 것 같다. 그리고 두호의 활약이 좀 황당하다는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고, 전체적으로 주제 의식이 역시 약하다고 말할 수 있다.'
* 심사평 중 하일지, 김우창의 평은 생략했다. 하일지의 평은 우찬제와 크게 다르지 않고 김우창의 평 또한 이남호의 평과 같은 흐름이다.
* '800매 전재'라고 해서 꽤 부피가 되는 줄 알았다. 단행본으로 170쪽의 소설이었다. 심사평은 정확한 느낌을 준다. 소설을 살펴보는 (전문) 작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작가에게 심사평은 아릴 듯하고 귀한 의견일 것이다. 어디에서 이런 구체적인 고견을 들을 수 있을까? 심사평과 더불어 읽는 '소설 읽기'의 맛은 색달랐다.
* 감히, 심사평에 없는 한 가지 의견을 낸다면,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라는 제목도 어울림이 적다. '우리'가 구차한 삶을 살고 있고, 종국에는 '비참'한 자신들을 인식하지만 '사람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생뚱맞다. 등장인물들의 시기처럼 '과장이 많은 시기의 치기 어린 제목이 아닌가'하는 느낌이다.
* 작가의 문장력에 대해 '문장 또는 묘사가 유연하고 순발력이 있고 정확하다. 이렇게 하기까지 충분하고 오랜 수련을 거쳤을 것이다'라고 공통된 평을 했다. 소설을 읽으며 눈에 밟힌 '신선한 단어'를 모아 따로 정리하고 싶어졌다(신선 단어 채집 노트 1 참고).
'요약글쓰기 > 요약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탄소 사회의 종말> 요약 (0) | 2023.11.10 |
---|---|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 요약 (0) | 2023.10.30 |
<인권경영, 세상을 바꾸는 패러다임> 요약 (2) | 2023.09.18 |
<위대한 개츠비> 요약 (0) | 2023.06.26 |
<토니오 크뢰거 외> 요약 (0) | 2023.06.03 |